그 해에는 아무도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그 해에는 허투루 집앞에 나서지 않았다
그 해에는 서로 농을 주고받지도 가무를 즐기지도 않았다
아이들도 고개를 떨구고
지천에 핀 노란 꽃을 망초라 부르는 것도 속이 안풀려 개망초라 불렀다
학생들은 통곡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관청의 관원은 일손을 놓았다
양반도 상놈도 모두 얼굴을 굳히고
분노는 바람되어 길 옆으로 구르고 이 날을 목놓아 통곡했다
빛을 되찿을 때 까지 그 해는 그렇게 을씨년스러웠다
SSWB ACT 코치, (사)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부회장, 출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