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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마왕 Jun 11. 2024

몽골에서 겨울 사냥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저는 품위없는 글을 씁니다. 기억할 필요도 반박할 필요도 없죠

몽골에는 사람보다 가축이 많다. 10배도 넘을거다.

2007년 10월에 몽골에 들어가 그 해 겨울이 나에겐 너무 추웠다.

1월 가장 혹독한 추위가 몰려 왔을 때 한국부터 함께 온 애기가 늑대 사냥을 가자고 했고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하여 그날 바로 사냥 준비를 하고 밤에 짚차 2대에 6명이 나눠 타고 떠났다.

늑대를 사냥 하기로 한 마을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사냥 허가를 해주는 담당자의 게르에 들어가 마구유와 아이락(막걸리 비슷)과 음식을 대접받고 허가와 함께 점을 봐줬는데 동쪽 산으로 가서 해 뜨기 전에 매복하면 늑대가 나올 거라고 했고 다음날 해뜨기 전에 우리는 알려준 장소로 가서 드문드문 사람을 내려 주고 15분 정도 후에 해가 뜬다가 해 뜨고 나면 데리러 오겠다고 하고 총 한자루씩 가지고 매복을 했는데 긴장된 순간은 잠시

그날 영하 53도 였고 모자2개 발열 내복과 몽골 양털 쉬트로 된 두꺼운 내복과 양말 양털 쉬트양말 겨울 부츠, 낙타 캐시미어 조끼 거위털 긴 패딩 장갑 등등 눈만 내놓은 중무장을 했지만 10분 정도 지나자 더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였고

늑대가 나오는 곳을 주시하던 나는 그것을 포기하고 제자리 뛰기를 시작했고, 해가 뜨고 나서는 총을 내려놓고 언덕 위아래를 뛰어서 오르내리며 욕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숨쉬는대로 얼굴에 입김이 얼어 달라붙었고 모자에도 얼음이 숭숭 얼어 달라붙고, 헐 지금도 그 때를 생각 하면 가슴속 피가 차갑게 식었던게 느껴진다.

간신히 시간이 지나고 저쪽에서 차가 보이는데 애기는 도착하자 마자 따뜻한 수태차를 마시라고 줬고, 한대접을 마시자 온기가 느껴지고 바로 보드카를 받아 원샷, 차에 올라 5분 정도 지나자 보드카 기운이 슬슬돌며 추위가 가시기 시작했다. 그날 우리는 늑대 꽁무니도 못보고 돌아왔다.

그렇게 추운 겨울이 지나고 5월 말 쯤 됐을 때 흥분한 애기가 우리 집으로 왔고, 내일이 얼었던 땅이 녹아서 개미가 나오는 날인데 사냥을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칩 정도 되는 절기 같았다.

차를 달려 4명이서 들판에 도착 했고, 애기는 설탕이 든 병을 들고 여기 저기 땅이 불쑥 올라온곳을 돌아다니며 설탕을 구멍근처에 조금씩 뿌리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뭐하냐고 했더니 내게 나뭇가지를 건네며 조금만 있으면 개미가 올라오는데 이 나뭇가지를 대서 개미를 잡아 먹자는 것이 아닌가! 허거거거걱~ 어려서 개미 꽁지에 혀를 대면 시큼한 맛이 나는게 신기해 혀를 대본적은 있었지만 개미를 잡아먹는다니? 내가 오랑우탄도 아니고, 개미핥기고 아니고 헐~

마침내 애기 말대로 개미들이 설탕을 발견하고 우루루 몰려 나왔고(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3명은 나뭇가지로 개미를 열심히 잡아먹고 망설이는 내게 애기가 잡은 개미를 내밀며 먹어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먹었다.

그렇게 개미사냥이 끝나고 마뭇 사냥을 떠났는데, 마뭇은 뚱뚱한 미어캣 정도로 생각 하면 될듯 하다. 생활 방식이 미어캣과 똑 같고 호기심이 아주 많은 설치류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마뭇의 호기심을 이용해 사냥을 하는데

마뭇은 항상 보초를 서고 무리를 지키는데, 가까이 가지 않으면 총으로 맞추기가 힘들고 가까이 가면 보초병에게 걸리고 하니 

사냥하는 사람은 흰 방울이 달린 흰색 털모자를 쓰고 손에는 작대기에 흰 방울을 달고 빙글 빙글 돌리며 오리걸음으로 다가가다 오른쪽으로 뒹굴고 왼쪽으로 뒹굴고 작대기 돌리고 그런 방식으로 계속 거리를 좁혀간다.

마뭇은 호기심으로 이 동작을 쳐다보고 흥미롭게 보다가 보초 교대를 위해 올라온 다른 무리도 이 구경을 위해 일열로 앞발을 들고 사냥꾼을 따라 눈을 떼지 못한다. 위의 반복된 동작으로 적당한 위치가 확보되면 사냥꾼은 작대기의 흰방울을 돌리며 총을 꺼내 작대기를 내려놓고 쏴서 사냥을 한다.

마뭇(몽골이름이 있는데 생각이 안남)들끼리 아마도 야! 나와바 여기 이상한 미친놈 왔어 완전우껴!

다음에 여름에 늑대 사냥 간 이야기를 들려 주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여기저기 주워들은 근거없는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 6AM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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