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에 제일 늦게 온 엄마
보육교사는 엄마로 꽝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우리 딸의 입학식을 보기 위해 처음 신는 구두를 신고 전력질주를 해서 갔지만 제일 늦게 도착했다. 딸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흔들었다. 엄마가 왔다는 얼굴 도장을 찍고 싶어서였다. 엄마 얼굴을 보고 좋았는지 아이스크림처럼 마음을 녹이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남편이 딸아이와 함께 일찍 입학식장에 도착하고 나는 어린이집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헐레벌떡 뛰어왔다. 딸한테 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구두도 신고 치마도 입었는데 발이 너무 아팠다. 입학식 행사가 시작되었지만 머릿속에는 우리 반 걱정뿐이었다. 딸아이의 친구 엄마가 와서 인사를 했다.
주희 엄마 : 오늘 휴가 못 냈어? 이런 날은 휴가 내지. 우리 끝나고 애들이랑 키즈카페 갈려고 했는데 유빈이는 못 가는 거야?
나 : 나는 못 갈 거 같아. 우리 반을 봐줄 사람이 없어서 다시 어린이집 가봐야 돼. 다음에 키즈카페 같이 가자
주희 엄마 : 어린이집 선생님은 일도 힘들고 월급도 적고 휴가도 마음대로 못 쓰는 거야. 너무 힘들겠다.
나 : 그러게 힘들기는 하지. 다음에 키즈 카페 같이 가자
대형병원에 간호사로 근무하는 주희 엄마는 휴가를 내고 왔다. 보육교사인 나는 외출을 하고 왔다. 입학식에 느끼지는 엄마들의 직업의 빈부격차를 느끼며 가슴으로 소주 3병을 마셔 아리고 쓰린 기분이었다.
'보육교사 누가 알아줘. 힘들지 박봉이지. 휴가 마음대로 못 쓰지. 서비스 직업이야? 엄마 상대해야 되지 애들 상대해야 되지. 대체 교사도 필요할 때는 없지. 열심히 뛰어왔는데 제일 늦게 오고. 아 ~ 진짜 그만두고 싶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는 나에게로 와서 남편이 입학식 끝나고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딸 : 엄마 발에서 피나. 뛰어 왔어? 안 아파? 나 아빠랑 키즈카페 갈게. 걱정 마
나 : 고마워. 우리 딸 아빠랑 재밌게 놀다 와. 다음에 주희랑 꼭 키즈카페 가자
딸아이의 고마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마라톤 선수처럼 전략질주해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해서 뒤뚱 걸어오는 선생님 발의 물집을 보고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휴지도 가져오고 병원놀이 장난감에서 집게랑 주사도 가져왔다.
나 : 선생님이 소독할게. 엄청 따가울 거 같아
성준 : 내가 호~ 불어줄게요. 선생님 아프면 내 손 잡아요
나 : 성준이 손 잡고 해야겠다. 호~ 불어주니까 하나도
안 아프네요. 고마워요
수연 :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피나니까 주사도 맞아요.
내가 밴드도 붙여줄게요
나 : 아~악 너무 아파요. 밴드 고마워요. 나도 보고 싶었어요
내 발에 주사를 놔주며 수연이가 꼭 안아주었다. 다른 친구들도 와서 보고 싶었다며 나를 안아주었다.
입학식장에서는 받은 상처를 소독해 주고 주사를 놓아준 너희를 꼭 안아보며 힘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