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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Jul 17. 2024

오이가 근육질 몸매였네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어린이집 텃밭, 아이들의 손길을 받아 통통하게 자란 오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매일 아침 물을 주고 정성껏 돌봐온 텃밭은 아이들의 자랑거리가 되고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며 함께 자라고 있었다.


"선생님, 저 오이 좀 봐요!"


작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비가 많이 와서 오이가 어제보다도 튼실해졌다. 통통하고 탄력이 느껴지는 오이를 바라보며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와, 선생님 손바닥보다 오이가 크다!"


"오이가 아빠처럼 근육이 나왔어요!"


아이들은 오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상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몽이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저기 있는 오이도 근육이 있네. 오이도 아빠처럼 운동하나봐. 근육이 볼록나왔어"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아빠처럼 운동도 하고 물도 많이 마셔서 그런가 봐."


"우리도 오이처럼 근육이 나오려면 운동 많이 해야 돼. 밥도 많이 먹고!"


몽이가 텃밭을 뛰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친구들이 힘내라 근육맨!이라고 말하며 응원을 해주었다.


근육질 몸매의 오이를 하나 따서 교실로 가져왔다.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에 오이를 올려주며

 

"예뻐져라 예뻐져라"


라고 주문을 걸었다. 예뻐지라고 말하는 모습이 동화 속의 개구쟁이 난쟁이 같았다. 근육질 몸매 오이 덕분에 아이들의 마음에도 작은 기쁨과 따뜻함이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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