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음은 중립이 아니다.

당신의 중립은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였는가?

by sun


도덕은 우리에게 말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타인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분란을 피하기 위해서,

인간 관계를 위해서.

우리는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말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그 침묵은 미덕이 아니라,

위장된 공포였고, 훈련된 비겁함이었다.

도덕은 스스로를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검열이 되었다.

우리가 입을 다물 때마다,

세상은 더 강한 기준을 들이밀었고, 우리는 더 작아졌다.


침묵은 더 이상 성찰이 아니다.

성찰이란, 침묵 속에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침묵은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고,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침묵이었다.

당신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멈춘 그 순간,

그건 배려가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말’이 비난받을까 봐, 관계가 멀어질까 봐,

누군가에게 ‘불편한 사람’으로 기억될까 봐.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 날들이 쌓이고 쌓여,

당신은 이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도덕의 언어가 아닌,

당신 자신의 윤리로 말해야 한다.


타인이 정해준 옳고 그름의 경계에서 벗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말은 날카롭고, 때로는 미움받을 것이며,

관계를 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말은

당신의 판단이고,

당신의 고통이고,

당신의 의지다.


우리는 말함으로써 존재한다.

말하지 못한 사람은, 판단하지 못한 사람이다.

침묵은 때로 미덕이지만,

이 시대의 침묵은 자기 망각의 상징이 되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입을 다문 사람은

결국 자신에 대한 기억조차 흐려지게 된다.

당신이 누구였는지는

말한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니 말하라.

불편한 진실을,

억눌린 감정을,

두려운 판단을.


그 말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당신이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그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



이 단호한 문장들이 모여

새로운 윤리를 만든다.


그 윤리는 책에 쓰인 것이 아니고,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칭찬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 윤리는 오직

‘당신이 감내할 수 있는 진실’ 위에 세워진다.


그 순간,

도덕은 죽고

윤리가 탄생한다.


말은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말은 방패도 아니다.


말은

존재 그 자체다.

말하지 않으면, 당신은 없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보이기 위해 말하지 말고,

누구에게도 이해받기 위해 말하지 말고,

오직 당신 스스로를 위해

한 문장을 내뱉어라.


침묵은 끝났다.

이제, 당신의 말이 시작될 시간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