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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 Jan 15. 2024

현재

1년 6개월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조언



 1년 6개월,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서 자유를 제한당한 채 이 기간을 지낸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힘든 상황이 생겨도 지금의 환경을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군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자기 전에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잠 못 이룬 날들이 더러 있다.


 그런 생각들과 군대에 점차 적응하면서 겪은 일들을 통해 알게 된 교훈들이 몇 가지 있다. 이는 군대 안에서만이 아니라 군대 밖에서도 필요한 것들이다. 이번 장에서는 1년 6개월의 군생활동안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현재에 집중하기


 첫 장에서 나는 우리의 본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1년 6개월간 우리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다. 그러나 1년 6개월 이후에는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에 본분과 책임을 망각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수행해야 하는 과업보다 본인의 미래를 위한 일들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도피적 사고이다. 현재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등한시하는 마음가짐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군대 밖의 일에 눈이 멀어 본분을 잊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우리가 1년 6개월간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긍정의 힘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지금은 전역한 내 선임의 이야기로 긍정의 힘을 소개하겠다.


 내가 전입 온 시기에 그는 곧 상병으로 진급하는 일병이었다. 그러나 곧 다른 동기들에 비해 실수가 많아 선임들에게 지적을 받는 경우가 잦았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때는 경험이 쌓여 실수가 줄어들었지만, 선임들 이야기로는, 이등병 시절에는 실수가 많아 화를 내는 선임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신병 때부터 전역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혼이 나도 항상 웃고 있어서 선임들이 웃지 말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선임이든 간부든, 심지어 후임이 자신의 실수를 지적해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덕분에 그는 우리 생활관 분위기 메이커였고, 그가 전역했을 때 그와 같이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였다.


 군대뿐만이 아니라도 어려운 환경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시련이 닥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암울해진 분위기도 유머를 통해 유쾌하게 전환할 수 있다. 그러니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마라.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군대라는 환경은 나 혼자의 힘으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나 불만이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감사할 것들을 찾아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불편하더라도 그냥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그 안에서 감사할 것들을 찾아야 한다.




언품, 말에서 풍기는 사람의 향기


 비슷한 말을 하더라도 누가 하면 기분이 나쁜데, 다른 사람이 하면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물론 그 사람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도 듣는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언품, 즉 말의 품격이다.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기준은 그 사람의 말이다. 사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일상 속에서 쓰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언품을 파악할 수 있다. 말 한마디에 담긴 그 사람의 향기와 품격은 쉽게 숨길 수 없으며, 쉽게 바꿀 수도 없다.


 같은 말이라도 부드럽게 하는지 차갑게 하는지에 따라서 듣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진다. 화를 내거나 지적을 하더라도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이는 것보다 감정을 걷어내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소통,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법


 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겠다. 바로 소통이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사람 간의 문제의 원인은 소통이고, 해결방법도 소통이다. 소통의 실수로 오해가 생기고, 소통으로 이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 작은 부대 안에서도 그렇다. 분대 안에서 나온 이야기가 다른 분대로 흘러 넘어가면서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고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조장된다. 이럴 경우에 필요한 것이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이다. 말이 전달되면서 곡해된 부분을 바로잡고 말의 본의를 직접 전달하여 오해와 갈등을 풀어낼 수 있다.




화를 다스리기


 마지막으로 감정, 특히 화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혈기왕성한 남성들이 많이 있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과도한 열정이나 감정에 휩쓸려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막는다는 말이 있다. 울화가 치밀어 올라도 그 화가 턱끝까지 차오르기 직전에 세 번 생각하라. 내가 분노를 느끼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화를 냄으로서 발생할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라. 참는다고 능사는 아니지만 이 분노를 적절하게 표출해야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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