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크리스마스, 연말의 마법

Mr.Europe 유럽에서의 크리스마스

by 결 May

I just try to live every 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 _About time

난 그저 하루하루를 즐기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오늘이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려고 노력할 뿐이야. _어바웃 타임


지난해 겨울,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주 멋진 크리스마스를 유럽에서 보내게 되었다. 반짝반짝, 너무나도 사랑이 가득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크리스마스였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전 해엔, 홀로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게 무서운 게, 크리스마스 같이 왠지 행복한 날, 나 홀로 있는 게 초라해 보였다. 평소엔 외롭지도 않던 내가, 그날 유독 그렇게 마음이 시리고 외로웠다. 하지만, 한껏 시려보고 나서야, 나는 추위에 강해졌다. 나만의 크리스마스 조명을 킬 수 있게 된 것이다.


홀로 서는 게 두렵지 않게 되고, 내 마음이 점차 단단해져 가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주변의 모든 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사랑을 표현하게 되고, 나를 향해 마음을 여는 사람들에게 나도 내 마음을 선뜻 내어주게 되었다. 상처가 두렵지 않았다. 그즈음, 앞으로 나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가장 친한 친구가 생겼다. 홀로 유럽여행을 하던 내게, 누군가 같이 여행해 줄지도 모른다는 그 친구의 말을 우스갯소리로 넘겼지만, 그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Merry christmas Mr. Lawrance의 어쿠스틱버전을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소제목들이 여기서 왔다. 뭐랄까, 하얀 눈 밭의 고요하면서 평화로운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는 음악이랄까, 가끔씩, 이 화려한 크리스마스 속 잔잔함이 그리울 때 듣는 음악이다.


때로는 음악이, 때로는 책 한 권이, 때로는 영화 한 편이 우리의 실수와 후회들을 다독여준다. 나는 주로 행복했던 순간의 기록들을 펼쳐본다. 비가 오면 곧 무지개가 뜨기 마련이니까.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나에게 그런 존재다. 몸도 마음도 차가워지는 연말, 한 해의 후회 대신, 따스했던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보며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그려본다.


그 순간들을, 지금부터 당신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그때의 설렘을, 그때의 행복을, 그리고 크리스마스라는 마법 같은 순간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