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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한 '평생 헬스' 전략

"헬스라는 운동의 관점을 바꾸자!"

by 똥이애비

나는 건강을 목적으로 한 헬스를 추구한다. 6년째 이어오고 있는 헬스라는 취미를 평생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헬스라는 용어는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는 '헬스장에서 하는 근력 운동'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단기간에 몸을 만들어 뽐내는 보여주기 식의 헬스를 했었다. 전문적인 PT를 받지 않고 여름휴가를 위한 몸만들기나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다 보니, 저녁을 굶거나 닭가슴살에 고구마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힘겨웠다. 근력운동 1시간에 사이클 1시간씩, 2시간을 매일 운동했었다. 몸에 영양분이 잘 들어오지도 않는데, 중량을 늘리겠다고 되지도 않는 스트렝스 훈련을 했었다. 이 훈련을 위해 나는 들 수 있는 최대 중량의 80프로 정도로 한 종목 당 4회로 4세트씩 수행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조도 없이 이렇게 운동했다는 게 참 위험했다는 생각도 들고, 큰 부상은 없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직장인이면 알겠지만 매일 2시간을 주 6~7일 간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아이까지 있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난 결혼은 했었지만 아이는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그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몸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건강을 위한 평생 헬스를 추구하게 된 계기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더 이상 일상에 부담되게끔 하는 운동은 무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예전부터 해오던 헬스라는 운동을 건강과 취미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을 위한 헬스가 따로 있다는 것도 그 시점에 알게 되었고, 난 나만의 방식으로 평생 헬스를 위한 전략을 짜냈다. 오늘은 그에 대한 글을 좀 써보도록 하겠다.


성급한 몸 변화에 집착하지 않기

건강을 위한 헬스는 장기적이다. 단기간의 몸만들기에 집착하면 헬스는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고, 건강도 오히려 상할 수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받을 수도 있다. 사람의 몸은 항상성이 있어서 최대한 천천히 변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급격한 변화는 몸을 망치고, 변했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유전자와 호르몬의 조합에 의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사람의 근육은 진화론적으로 생존을 위해 적정량만큼만 형성되게 되어 있다. 근육은 사람 신체에서 많은 에너지를 잡아먹기 때문에 먹을 게 부족했던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결과이다. 그걸 억지로 단기간에 끌어올리다가는 무리가 오고, 적당한 각오로만 했다면 몸이 잘 변하지 않는 모습에 좌절도 할 테다. 그러니 우리는 평생 헬스를 하기로 한 이상 단기간에 근육량이 확 증가하거나, 살이 확 빠지는 몸 변화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대신 건강을 위해 한 달에 1킬로씩 빼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면 가능하다. 그건 장기 플랜이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건강을 위한 평생 헬스는 목표부터가 장기적이고, 신체와 삶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제한적인 운동을 추구하는 것이다.


고정비 줄이기

헬스라는 취미도 골프나 테니스 정도는 아니지만 은근히 돈이 많이 든다. 계절 별로 운동복도 구비해야 할 것이고, 닭가슴살과 보충제도 먹어야 할 것이다. 초보자라면 PT를 일정기간 받거나, 헬스장을 등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좀 더 나가면 중량 벨트와 스트랩 등 헬스 장비를 구비하는 경우도 있다. 취미인데 이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면 별 문제는 안 되겠지만, 평생 헬스를 위해서 고정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그나마 아내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다. 이 또한 삶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인 평생 헬스를 위해서는 고정비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헬스라는 운동을 배우기 위해서 PT를 받는 게 가장 빠르 정확하다. 10회만이라도 받고 시작하는 게 좋지만, 이마저도 아끼고 싶다면 주변에 한 명쯤은 있는 헬스 고수에게 밥을 사며 함께 운동하자고 졸라보도록 하자. 헬스라는 운동도 근육의 사용법, 기구 사용법, 운동 자세 등을 배워야만 부상 없이 오래 할 수 있기에 처음 시작할 때는 꼭 누군가에게 배우는 게 좋다. 정 힘들면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워낙 유튜브로 헬스를 알려주는 콘텐츠가 많고 질도 좋기 때문에 본인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유튜버를 선택하여 지속적으로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선행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기가 거울이나 동영상으로 스스로 자세를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므로 오랜 깨우침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 헬스장은 회사 또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하면 그나마 등록 비용이 싸진다. 물론 외부 헬스장이 장비도 훨씬 많고 깨끗하지만, 회사나 아파트 헬스장 정도로도 우리는 충분히 건강을 위한 헬스를 할 수 있다. 운동복은 여유가 있다면 유행하는 헬스복이 좋지만, 몇 번 사보니까 금방 해져버려서 더 이상은 안 산다. 대신 여름이든 겨울이든 검은색 반팔, 반바지의 나일론 소재의 트레이닝복을 2~3벌 돌려 입으면 싸게 먹힌다. 헬스를 하면서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노동을 한 것과 다름이 없다. 식단은 일반식에 닭가슴살 한 덩이씩만 추가하여 세 끼를 먹는 것으로 하자. 소고기 우둔살이나 계란, 생선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닭가슴살만큼 가성비 있는 게 없다. 헬스 장비는 본인 몸무게만큼의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겠다고 한다면 보호대나 스트랩과 같은 장비가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운동화나 컨버스만 있어도 충분하다. 손목이나 무릎 또는 허리 보호대 같은 경우는 내구성이 좋기에 한 번 사놓으면 오래 쓸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하다면 생일이나 기념일에 아내에게 사달라고 해보자.


나만의 프로그램 짜기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막상 헬스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우선 건강을 위한 또는 취미를 위한 본인만의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면, 일상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단기적인 목표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그 단기적 목표를 기반으로 하루 또는 일주일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하루 한 시간, 일주일 세 번'의 헬스 루틴을 목표로 한다. 그 정도가 일상생활에서 무리하지 않고 즐기며 헬스 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다. 이렇게 하면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쉬워진다. 머릿속에서 '아, 헬스장에서 그 힘든 짓을 몇 시간씩 어떻게 하지?'라고 떠오르면, 절대 소파에서 못 일어난다. '하루에 20분, 스트레칭과 맨몸 운동'이라는 목표처럼 부담을 최소화하여 본인만의 헬스 루틴을 만들면, 헬스장 출입이 쉬워지고 막상 또 들어서면 주변 사람들의 자극을 받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니 부담 없는 최소한의 단기 목표 설정이 건강하게 오래 헬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운동 부위도 2 분할 또는 3분 할로 나눠서 일주일의 패턴을 만들 수 있고, 또는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루씩 번갈아가는 루틴도 만들 수 있다. 또한 몸의 불균형을 잡기 위한 스트레칭과 저중량 고반복 운동을 하루정도 할애할 수도 있고, 근력 강화를 위해 고중량 저반복 운동을 곁들일 수도 있다. 이는 장기적 목표 속에 단기 목표를 어떻게 구체화하여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주변에서 헬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단기간에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살이 빠르게 빠지지 않아서, 건강관리는 필요한데 막상 몸을 움직이기는 귀찮아서, 맨날 채소만 먹어 초식동물이 되는 것 같아서 등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는데, 헬스라는 운동의 관점을 좀 다르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과 취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장기적으로 헬스라는 운동을 일상에 녹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평생 헬스'를 위한 나만의 전략을 짜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성급한 신체 변화에 대한 집착을 버렸고, 고정비를 최소화하여 생활에 부담을 줄였으며,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단기 목표를 세웠다. 이런 방식으로 본인이 헬스라는 운동을 평생 해보기로 결정했다면,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더욱 값지고 의미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을 위한 '평생 헬스'로 몸과 마음이 모두 단단해지는 발전적인 취미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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