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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Jan 04. 2023

팀 분위기 빨리 파악하는 법

"새로운 팀에 빠르게 스며들기 위해!"

  회사를 다니다 보면 팀마다 분위기가 다른 게 느껴진다. 어떤 팀은 굉장히 화기애애한 듯하고, 또 어떤 팀은 굉장히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처음 속한 팀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욕설이 난무했고, 내 사수라는 사람은 내가 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퇴사했으며, 팀장을 제외한 구성원 모두가 패배감에 절어 있었다. 이런 곳에 신입사원이라고 들어온 나와 내 동기는 처음 그 열정 있는 모습은 온 데 간데 없이 눈치만 보며 숨죽이고 있는 생쥐와 같았다. 두 번째 팀은 분위기가 확 달랐다. 일단 여유가 느껴졌고, 사람들 간에 이런저런 수평적 의견이 오갔으며, 심지어 팀에서 회식비 지원도 안되는데 개인적인 약속도 끼리끼리 잘 잡았었다. 퇴사나 이직 거의 없었고, 오히려 외부에서 다른 인원이 오려고 안달 나 있는 그런 팀이었다. 최근에 옮긴 세 번째 팀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나를 위해서 또 새로운 팀에서 일하게 된 이들을 위해서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팀장 관찰하기

  팀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리더인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팀의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아무래도 팀원들은 눈치를 보며 팀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팀장의 성향이 팀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대체적으로 딱딱한 분위기에 있는 팀은 팀장의 권위 의식이 높다. 한 번은 다른 팀 신입사원이 군기가 바짝 들어서 안절부절못하며 나에게 업무 지원을 요청했었는데, 말 끝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 내뱉었었다. 이미 그 팀 소속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나는 안쓰러워하며 적극적으로 업무 대응을 해주었다. 팀장은 한 팀을 이끄는 리더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어떤 사람인지 소문도 굉장히 빨리 난다. 그래서 팀을 옮기기 전에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가 용이하고, 기회가 되면 자주 그 팀을 찾아가서 몰래 팀장을 직접 관찰해 보는 것도 좋겠다. 팀장만 팀원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팀원도 팀장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나를 진정으로 이끌어줄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회사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최근에 옮긴 세 번째 팀의 팀장은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선배들을 제치고 한 번에 신임 팀장이 된 사람이다. 몇 번 마주쳐보니 이 팀장은 일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정치력도 강한 편에 속했다. 회사에서도 남을 설득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정치력도 아주 중요한데, 분명 내가 팀장에게 충분히 배울만한 덕목이었다. 어느 정도 권위 의식은 좀 있지만, 티 나게 드러내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이 신임 팀장 밑에서 일해도 배울 게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팀 분위기도 그리 딱딱하지 않을 듯싶었고, 구성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팀장을 직접 관찰하면 팀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 연차 따져보기

  팀의 분위기는 대체로 팀장이 이끌지만, 구성원들끼리의 관계도 그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팀장이 이끄는 분위기를 좀 더 다듬어주는 역할은 각 구성원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팀의 구성원들의 연차를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악은 중간이 없고 고 연차와 저 연차만 섞여있는 팀이다. 물론 이렇다고 하더라도 잘 지내는 팀은 잘 지내지만, 아무래도 극명한 세대 차이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중간 연차가 없으면 조직 내 소통이 원활하지가 않고 불만이 서로 쌓이게 된다. 이와 반대로 중간 연차가 많아질록 중간 정도로 세대 간극이 좁혀지며,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해 준다. 따라서 중간 연차가 다수 포진되어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구성원들의 의견 개진이 더 자유로워진다. 내가 옮겨온 팀은 고 연차와 중간 연차가 거의 없고, 저 연차가 많은 팀이라 분위기가 활기차고 의욕적인 느낌이지만 상대적으로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은 덜하다. 내가 중간 연차로 들어온 만큼 팀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다듬어 갈 책임이 따르고, 팀장도 이를 기대하는 듯하다.


인정받는 실무자 찾기

  팀 분위기는 팀장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가지만, 그러한 팀 분위기 속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실무자가 한, 둘 쯤은 있다. 이 사람들이 팀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왜 인정받고 있는지를 따져보면 내가 이 팀에서 가야 할 방향과 취해야 할 태도를 결정할 수 있다. 결국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은 소속된 팀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 일원이 되고자 하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배정받은 팀에서 누가 인정받고 있는지를 일찍 파악해 놓는다면, 마치 어두컴컴한 망망대해에서 빛을 밝혀주는 등대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소외된 사람이 있는지 파악하기

  인정받는 실무자를 찾는 것과는 반대로 팀에서 소외된 사람이 있는지도 파악해보면 좋다. 이유는 인정받는 이를 찾는 것과는 정반대이다. 아무리 좋은 분위기의 팀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그 팀에서 소외되어 버리면 그만큼 곤욕스러운 게 없다. 가장 좋은 건 소외된 인원도 끌고 가는 것이겠지만, 전쟁터 같은 직장 생활에서는 소외된 이들을 억지로 끌고 갈 만큼 여유롭지못하다.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것도 허덕이기 때문이다. 만약 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도 소외된 사람이 있다면, 왜 그런지 알아둘 필요는 있다. 이 사람이 팀 전체에 선을 긋고 개인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인지 아니면 팀장에게 찍혀 모두가 쉬쉬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팀장에게 찍혔다면 왜 찍힌 건지 파악해 놓으면, 내가 그 대상이 안될 수 있도록 행동을 변경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금 잔인한 생각일 수 있지만, 조직에서 소외된 사람을 하나씩 다 챙기다가는 내 앞길도 막힐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겠다.


팀 업무 성격과 내 업무 성향 비교하기

  팀의 분위기 파악 이후엔 최종적으로 팀의 업무 성격이 나와 잘 맞는지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은 단합하고 각 구성원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도 알고 있는데, 혼자만 개인주의 성향을 뽐낼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나는 팀원 간 친목을 원하는데, 각자 할 일만 하고 개인적인 대화는 없는 분위기라면 이 또한 어색해진다. 이런 분위기뿐만 아니라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구성원 각자의 역할이 뚜렷한 업무인지, 아니면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하나의 큰 결과물을 도출하는 업무인지도 따져보는 게 좋겠다. 나 같은 경우는 나에게 할당된 업무를 스스로 끌고 가야 하는데, 어떠한 구성원들의 의견보다는 분석 데이터를 뽑아내어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개인 능력에 따라 업무 성과가 좌우된다. 그리고 그러한 업무 성격이 나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이렇게 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팀 분위기에 업무 성향까지도 나와 잘 어울린다면, 금상첨화이고 훨씬 더 일할 맛이 날 것이다.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일하게 될 팀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는 게 유리하다. 회사가 아무리 좋아도 팀 분위기가 안 맞아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팀장을 관찰하고, 구성원의 연차를 따져본다. 또한 인정받는 사람과 소외된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내 업무 성향이 팀의 업무 성격과 잘 맞는지도 비교해보면 좋겠다. 이렇게 팀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면, 정말 팀과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 발 빠른 팀 전배를 요청해 볼 수 있고,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물론 팀 분위기가 좋거나 나와 잘 맞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결국 팀 분위기 파악은 신입으로 팀을 배정받거나, 새롭게 팀을 옮기게 되는 경우에 해당 팀에 좀 더 빠르게 스며들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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