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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Jan 20. 2023

사내 정치를 흉볼 것 없다

"이 또한 직장인의 생존법 중 하나일 뿐"

  회사 생활엔 다양한 직장인 생존법이 존재한다. 생존법이라고 하니 거창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회사도 하나의 전쟁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끝까지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본인만의 생존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보통 이러한 생존법은 본인이 처한 상황, 업무 성향,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딱히 정형화된 방법이 있다기 보단 그때그때 본인이 선택한 결과를 따라가다 보면 본인만의 생존 방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우리는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좀 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배들이 어떤 방식으로 회사에서 살아남았는지 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업무 능력으로 살아남는 경우다. 신입시절부터 갖은 고생을 겪으며 남들보다 빠르게 업무를 습득하고 숙달하여 사내에서 인정하는 전문가로 발돋움했다. 주변에서 업무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그 사람을 찾는다. 특히 이슈가 크거나 급할 때 특정 임원이 그를 찾아서 문제 해결의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특정 분야에서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전문 인력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기 좋게 이런 대형 이슈들을 해결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임원까지 승승장구하며 회사에서 훌륭한 평판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본인의 실력으로 살아가는 전략이지만, 이에 더해 좋은 선배로부터 체계적으로 업무를 습득한 것, 본인이 맡은 업무가 시류에 맞게 주요 업무로 회사에서 인식되고 있는 것 등 본인의 실력을 끌어올려주는 상황과 기회들이 함께 맞물려 있어야 한다. 본인이 쌓아온 업무 능력이 본인만 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겸손의 덕목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숨어 있는 생존 전략이다. 업무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거나 본인 능력이 출중하지 못해도 꾸준하게 실적을 내서 윗선에서 쉽게 내쳐지지 않을 만큼만 일을 한다. 물론 이것 조차도 쉽진 않겠지만, 회사 업무에만 몰입한다기보단 본인의 에너지를 아껴서 다른 쪽으로도 분배를 해 놓는 경우다. 그러려면 일단 실적을 꾸준히 낼 수 있으면서, 시간과 노력이 덜 들어가는 가성비(?) 있는 업무를 맡고 있어야 한다. 이런 업무를 맡고 있지 않다면 본인이 속한 팀 또는 주변 다른 팀에 수시로 레이더를 켜놓고 해당 업무의 빈자리가 생긴다 싶으면 어떻게든 사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이렇게 업무 세팅이 되었으면, 남는 에너지로는 부업이나 자기 계발을 통해 회사에서 잘렸을 때를 대비해 놓는 것이다. 꾸준히 실적을 내려고는 하지만 워낙 회사에 있는 듯 없는 듯 다니다 보니, 회사에 오래 생존할 전략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를 넘어 인생 생존 전략을 좀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내 정치를 통한 생존 전략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내 정치를 하는 이들을 보고는 비겁하다고 여긴다. 정면으로 돌파하지 않고 또 정치질한다고 뒤에서 손가락질하며 흉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사내 정치를 잘해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은 존경받아야 한다고 본다. 정치란 결국 남을 설득하여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윗사람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하는 일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내 정치라 하면 회사 내에 권력자들에게 붙어서 콩고물을 얻어먹는 비열한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우리가 자주 보는 드라마 같은 미디어의 영향이 큰 듯하다. 하지만 내가 사내 정치도 능력이라고 여기는 자세한 이유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1) 회사 내의 권력의 흐름을 볼 줄 아는 빠른 눈치

  2) 인의 위치를 알고 대세를 찾아가는 기민함

  3) 윗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센스

  4) 분위기를 풀어주고 남을 즐겁게 해주는 말발

  5)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계획성


이러한 소양들이 두루 어우러져야 사내 정치를 원활하게 잘 해낼 수 있다. 결국 이 사내 정치의 내면은 자신의 약점은 숨기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밀고 나가는 전략적인 행동이고,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이 이런 사람들이 아랫사람들을 이끄는 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일처리 능력이나 업무 능력이 좀 떨어진다 하더라도 관리자로서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리자는 회장이나 사장이 아닌 이상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주변 사람들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세 가지 생존법을 요약해 보자. 회사에 오래 살아남기 위해 본인의 능력이 뚜렷하거나, 가성비 있는 업무를 찾아내거나, 사내 정치를 잘하면 어느 정도는 회사라는 전쟁터에서 상당 기간 버텨 낼 수 있을 듯싶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생존법도 결국 내 업무 성향, 주변 상황, 기회를 모두 살피고 큰 틀 안에서 전략적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수정해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전락들이 아우러져 나만의 회사 생존법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다듬어진 무기로 본인이 원하는 날까지 회사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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