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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Mar 26. 2023

내 몸값을 비싸게 만들기

"관점의 전환"

  올해 직장생활 11년 차가 되고선 앞으로의 새로운 10년을 개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지금 내가 받는 연봉이 내가 정말 일하는 만큼 받고 있는 것인가?'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아무리 벌어도 살아가기가 빠듯하다. 요즘은 맞벌이를 해도 아이 하나 키우는 데 경제적으로 한계가 느껴지니, 신혼부부들이 아이 낳는 것을 꺼려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과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지금 나의 연봉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충분한지 가늠하게 된다. 실제로 내가 회사에 있으면서 얼마만큼의 일을 했는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뤘는지, 내가 어느 정도의 업무 능력이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공공연하게 기업들의 연봉 테이블이 연차 별로 공개되어 있다. 실제로 해당 기업에 속한 직원들의 얘기들을 종합한 내용이니 생생하고 확실한 정보에 가깝다. 이렇게 쉽게 직장인들의 연봉을 알게 되니 지금의 내 상황과 비교하기가 쉬워졌다. 직장인들끼리 가장 비교하기 좋은 게 결국 연봉뿐이다 보니 연봉으로 줄 세우기가 만연해져 있는데, 사실 이 외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하지만 팀 분위기, 업무량, 커리어, 업무 난이도 같은 것들은 주관적이다 보니 상대적인 비교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결국 내 '몸 값'에만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앞서 내가 의문을 가졌던 '내가 받고 있는 연봉이 적절한가'의 답은 단순하게 공개된 연봉 테이블 순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보면 된다. 하지만 만약 상대적으로 연봉 테이블 상위에 있다면 그저 만족하고 다녀야 되는 것일까. 반대로 만약 상대적으로 연봉 테이블 하위에 있다면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이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주관적인 지표 외에 내 몸 값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한 노력은 직장인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직장인으로서 내 몸 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보통 직장인들은 공개된 연봉 테이블에서 내 연봉을 비교 한 뒤, 더 높은 연봉을 주는 곳으로 이직하려는 노력을 우선한다. 물론 이것도 내 몸 값을 올리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한, 두 번의 이직으로 몸 값을 올려놓으면 한계가 온다. 반복적인 이직은 기업에서 좋게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연봉은 올랐음에도 그 외에 것들, 예를 들어 복지나 회사 위치, 업무량 등이 이전만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투잡을 통해 자신의 몸 값을 올리는 일도 허다하다. 주식이나 부동산도 투자자로서의 투잡인 셈이니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투잡 생활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좀 더 욕심을 부려 쓰리잡까지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번 아웃이 오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내가 찾은 내 몸 값을 비싸게 만드는 비결은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회사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너무나 쉬운 방법이지만 나 조차도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열심히 해봤자 팀장, 임원, 사장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난 받는 만큼만 일해주면 된다는 수동적 업무 방식을 끌고 왔던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해당 업무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한 영역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남들보다 경쟁력이 생기고, 이로 인해 적어도 쉽게 잘리진 않을 테다. 게다가 운이 좋다면 다양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여기서 '아, 일을 열심히 하니까 오히려 일을 나한테 다 몰아주네...'라고 여기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거기서 내 몸 값은 고정된다. 반대로 이를 기회로 여기고 많은 업무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관점에서 중요도 순으로 정리하여 실적을 보여준다면, 전문 영역이 점차 넓어질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중요한 인물, 즉 없으면 안 될 핵심인재로 거듭날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업무 부담이 주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과정을 몰입과 집중을 통해 잘 헤쳐나가고, 내 성장성 관점에서 뒤처지는 업무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받도록 하자.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곧 능력이다.



  본인의 업무 영역에서 누구보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회사라는 자원을 활용해서 나의 몸 값을 비싸게 만드는 전략 중 하나다. 회사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전문 영역을 더욱 확장해 보도록 하자. 그러면 회사 내에서 분명 더 좋은 기회가 생기고 회사 밖에서라도 나만의 무언갈 할 수 있는 무기가 생길 것이다. 나도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러나 고심 끝에 이런 결론에 다다르자 회사 일을 마치 내 일인 듯하게 되고, 주인 의식을 갖고 몰입하다 보니 더 나은 실적을 보여줄 수 있었다. 누군가는 노예 마인드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겠으나, 결국 이러한 업무 태도는 장기적으로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구분해야 할 일은 나의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이 일을 계속해도 장기적인 비전이 있는가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러지 못한 경우라면, 팀을 옮기든 이직을 해서라도 업무 분야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나도 결국 팀을 옮겨서 지금 하는 일의 성장성과 비전을 확보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 영역으로 끌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일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보단 학습으로 여겨진다. 이런 관점의 전환으로 인해 앞으로 3년, 5년, 10년 후의 내 미래가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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