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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Oct 10. 2023

직장인은 세 가지 태도로 나뉜다.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

  회사생활을 십 년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비슷한 울타리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다양성에 꽤 많이 놀라곤 했었다. 어쩌면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포용력과 다양성에 대한 인정일지도 모르겠다. 일과 회사 생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그들만의 행동의 결과로 반영되는데, 이것은 그 사람의 태도로써 평가된다. 즉, 태도는 그 사람이 어떠한 일이나 상황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볼 수 있다. 직장인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다 보니, 일과 회사 생활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은 그 세 가지 태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1) 자아실현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아닐까 한다. 회사와 본인의 비전을 일치시키는 경우이다. 즉,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 곧 본인 커리어의 성장이고 포트폴리오의 발전을 불러온다고 인식한다. 회사에서의 본인의 업무를 통해 인생에서의 자아실현까지도 꿈꾸고 있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엔 온통 회사 일 뿐이고, 워커 홀릭으로 빠질 가능성도 크다. 요즘 직장인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잘 없기 때문에, '남의 일을 목숨 걸고 한다는 것'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들은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며 일한다.


  이들은 회사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불만도 많다. 회사가 좀 더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일하면서 파도를 잘 만나면(고위 경영층들의 눈에 잘 띄면) 회사의 별인 임원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인생이 회사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성과를 위한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주변 사람들과 가장 많이 부딪치게 되는 관계성을 불러온다. 그리니 대다수 직원들이 임원을 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회사와 일을 대하는 그들의 모범적인 태도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태도를 갖춘 이들이 내 주변에 있다면, 당신은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멸시의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이를 판단하는 기준 또한 본인이 회사를 대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2) 내 마음은 갈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러한 태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즉, 갈대처럼 회사에서 처한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다. 바쁠 때 보면 회사 일은 열심히 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목숨 바쳐 일하는 모습은 또 아니다. 바쁘지 않다고 하면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을 회피하려고도 하진 않는다. 회사 일과 본인의 삶을 따로 분리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회사 일이 잘되면 콩고물이 떨어질 수 도 있기에 좋은 것이고, 회사가 위기를 맞으면 나에게까지 피해가 오지 않기만을 바란다. 이들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목적으로 회사를 다니지만, 본인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하지만 그 책임감이 적극적이지 않고 수동적이다. 그렇기에 갈대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고, 본인도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도 있다. 그저 주어진 대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일에 끌려다니기 십상인데, 그러다 보니 가장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부르짖는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회사 일은 회사에서만 깔끔하게 끝내고 회사를 나와서는 내 삶에 집중하고 싶지만, 수시로 울려대는 '카톡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해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아마도 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 태도에서 가장 공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3) 이터

  가장 부러운 태도를 갖고 있는 이들이다. 무슨 사유에서든 회사 일을 마치 놀이동산에 놀러 온 사람처럼 한다. 그렇게 회사 일에 대한 미련도 없고,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갈 수 있다. 특별한 경우이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면 각각의 특별한 사유가 존재한다. 회사 일은 부업이고 실제로 본업이 투자자 또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꽤 많고, 애초에 집안이 부유하여 생계 걱정 없이 용돈벌이 식으로 회사를 다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굳이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싶거나 개인적인 사유로 직함이 필요해서 직장인의 신분을 유지하고자 한다. 실제로는 사람들 만나고 커피 마시며 얘기 나누는 것을 좋아서 회사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상사들은 이들의 분위기나 배경을 미리 감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고 급한  일을 맡기지도 않고, 아예 이런 상황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일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다. 어찌 보면 불공평한 처사이긴 한데, 대부분의 동료들은 불만을 표출하기보단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떨어지는 콩고물에 관심을 보이는 편이다. 반대로 이런 태도를 갖춘 사람들 중에는 일을 정말 게임하듯 재미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스트레스가 주어지는 상황이 되면 언제든 맘대로 '로그아웃' 해버리기도 한다.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직장인들은 소위 '현타'가 올뿐만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직장인의 세 가지 태도를 살펴보았다. 내가 십 년간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겪어온 사람들을 내 기준에 따라 나눈 것이므로, 내가 언급한 내용들이 무조건 정답이라고는 볼 수 없다. 회사 생활을 하며 사람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나누어보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고, 나는 어떤 태도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리해 본 것이다. 내가 크게 구분지은 세 가지 태도에 속하지 않거나, 경계에 있는 직장인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회사에 임하는 태도의 잘잘못을 떠나, 결국 내가 살아온 방식과 회사 일을 대하는 태도를 결부시켜 나름의 기준을 갖고 회사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행복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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