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을 골라내어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인으로서 내가 가진 악습관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에도 집중해야 한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큼 악습관을 떨쳐내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습관이란 게 내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행동양식이기 때문에 그 뿌리가 깊을수록 내 삶에서 떼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직장인으로서의 악습관이란 무엇일까. 내가 직장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스스로에게 악영향을 끼치거나,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는 내가 보고 겪은 직장인의 악습관을 살펴보고, 그것이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스스로에게 또는 동료들에게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직장인 악습관 #1. 지각
직장인의 대표적인 악습관 중 하나는 바로 '지각'이다. 지각을 습관화하게 되면, 본인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물론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어쩌다 한, 두 번 정도는 지각을 할 수도 있다. 그 빈도수가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라면 누구든 용인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지각이라는 악습관을 갖고 있는 이들은 정말 습관적으로 지각을 밥먹듯이 한다. 십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각 습관을 가진 동료들을 보아 왔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의 지각은 물론이고 심할 때는 출근이 9시까지인데 11시에 회사에 오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11시에 오면 차라리 당일 반차를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또 늦게라도 오게 된 그들 나름의 변명이 있다.
"아, 어제 새벽까지 게임 엔딩 보느라고 늦잠 자버렸네..."
"하마터면 내가 응원하는 축구팀이 새벽 경기여서..."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영화 한 편 본다는 게 그만..."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이랑 술 한잔 했는데 너무 과음했나 봐!"
이런저런 변명들로 본인이 습관적으로 지각하는 것에 대해 일시적인 것이라는 핑계를 대지만, 매번 다른 이유들이 덧붙여지면서 스스로 지각을 정당화하기까지 이른다. 지각이라는 습관은 직장인으로서 본인의 삶을 갉아먹는 행위다. 주변 동료들에게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는 인식으로 남을 수밖에 없고, 인사과에서는 이러한 습관적 지각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직장인의 삶에 있어서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직장인 악습관 #2. 핸드폰 보며 이동하기/말하기
요즘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악습관 중 하나다. 바로 핸드폰을 보며 이동하고 말하는 행위이다. 이는 습관적으로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지 많게 되고, 스쳐 지나가는 동료들과 인사도 나눌 수 없게 된다. 낯설고 어색해서 일부러 핸드폰에 집중하는 척하던 게 썩 좋지 않은 습관으로 남아버린다. 습관적 핸드폰 보기는 주변 동료들에게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로 비칠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나도 핸드폰만 보고 있으니 인사를 나누기가 어렵고, 대화를 하더라도 눈을 맞추지 않으니 소통하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아 말을 아끼게 된다. 결국 핸드폰에만 빠져 있는 습관은 동료들과의 소통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중요한 직장인들에게 불리한 습관이 되어버린다.
직장인 악습관 #3. 까먹기
습관적으로 잘 까먹는 이들이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경향이 있긴 한데, 그렇다고 해도 직장인이 되었다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직장인에게 떨어지는 업무는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까먹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업무나 회의 시간을 까먹은 적이 있고, 그때마다 프로답지 못한 모습에 자책한 적이 있다. 자주 까먹는 습관은 동료들로부터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
"혹시 제가 엊그제 말했던 업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아, 깜박했네요. 워낙 정신이 없어서...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예... 빨리 진행하셔서 제게 공유 좀 부탁드릴게요..."
이러한 흐름으로 일을 시키거나 부탁을 했는데 또 까먹을까 봐 신경이 쓰이게 되고 자주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자주 까먹는 습관을 가진 이들에게 과연 어떤 관리자가 중요한 업무를 맡길 수 있을 것인가. 이는 결국 본인 자신을 '까먹는' 행위가 될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업무가 주어지든 일단은 까먹지 않도록 메모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겠다. 절대로 본인 뇌의 기억력을 자신하지 않도록 마음먹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인 악습관 #4. 습관적 야근
업무가 특정 시점에 과도하게 몰리면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집중하여 빠르게 처리하도록 노력해서 야근이 길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야근이 습관화되면 본인에게 굉장히 불리해진다. 야근이 당연시되면 본인의 일정을 일반적인 퇴근 시간인 6시에 맞추지 않고, 9시나 10시를 데드라인으로 생각하게 된다. 결국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도 늘어지게 되면서 습관적으로 야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스스로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개인적인 자기 계발과 취미 활동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회사에만 매몰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서 회사에서 내쳐졌을 때 다음과 같은 후회의 말을 남긴다.
"내가 이 회사에서 매일 야근하며 얼마나 헌신했는데..."
습관적 야근은 주변 동료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들은 효율적으로 빠르게 일해서 칼퇴를 목적으로 하지만, 자꾸 주변 동료가 야근을 하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회사의 퇴근 문화 자체를 바꾸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본인 시간이 차고 넘쳐서 야근을 하고 싶다면, 혼자 스터디 카페나 집에 업무를 가져와서 하는 게 그나마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태도가 된다. 궁극적으로는 야근이 습관화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끝내도록 최대한 근무시간 내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직장인 악습관 #5. 흉보기/편가르기/불평하기
'이것도 악습관이 될 수 있구나'라고 뒤늦게 깨달을 수 있지만. 동료를 흉보거나 편 가르는 행위조차 습관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부정적 감정이 자주 발생되면 점차적으로 내 심리상태를 지배하게 된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싫어지고, 팀이 싫어지고, 나아가 회사까지 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 삶이 불행해 보이고, 회사가 지옥처럼 느껴진다. 부정적 감정을 갖는 것도 결국 습관이다. 쉬이 넘어갈 수 있는 동료의 말과 행동이 마치 송곳처럼 본인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든다면, 이미 이 악습관이 고착화되어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 이로 인한 부정적 결과는 나에게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회사에서 누군가에게 몰래 한 말이라고 해도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건 시간문제다. 마치 투명한 물에 검은색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감정의 습관을 다스리는 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본인의 전반적인 삶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금껏 다섯 가지의 직장인의 대표적인 악습관을 살펴보았다. 지각, 핸드폰에 시선 고정, 까먹기, 습관적 야근, 부정적 감정을 언급했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직장인의 악습관은 존재한다. 물론 나도 이러한 행위들을 절대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회사를 다니며 한, 두 번씩 아니면 여러 번씩 경험해 봤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습관화되는 데 있다. 습관이 무서운 점은 하나의 작은 행위가 마치 눈덩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점차 커지는 데 있다. 좋지 않은 행동인 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하게 되고, 심지어는 이러한 생각조차 무뎌지게 되는 데 이른다. 따라서 이런 악습관은 빠르게 개선해 나가야만 내 인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회사에서 내가 갖고 있는 악습관 목록을 만들어 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그것만으로도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던 악습관을 의식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 의식화가 습관 개선의 시발점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