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품이나 처음 접하는 대상을 만나면 한 번쯤 망설여 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아니면 인터넷을 이용하여 물건을 구매하고자 할 때 사용 후기를 읽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새 제품을 직접 보거나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다른 이들의 반응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신기한 점은 낯선 그 물건을 이미 사용해 본 얼리어답터가 항상 있다는 사실이다.
얼리어답터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가장 먼저 사용하거나 시도하는 소비자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동기가 큰 그들은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의견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다른 소비자들에게 추천하거나 비판하면서, 제품이나 기술의 개선과 확산을 이끌어 나가는 선도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이들 덕분에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 망설임의 시간을 다소 줄일 수 있음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일상의 삶에는 이런 존재가 흔하지 않다. 받는 월급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혹은 부서의 다른 이보다 내가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음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경우는 많지만 새로운 업무나 TF 조직을 새롭게 꾸려야 할 때, 먼저 나서는 이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점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일상에서 업무를 할 때는 예년에 하던 방식이나 틀을 깨기가 쉽지 않은 사례에서 많이 목격되는 점이다.
예년에 없던 정책 과제가 주어지는 경우 기존 업무를 하기도 벅찬 상황을 넘어 새로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또 한편에는 설사 성공하더라도 그 성공이 구실이 되어 매번 새로운 일이 그에게 주어지는 상황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중간을 지향하는 풍토가 자리 잡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은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남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는 말과 강직한 사람은 남의 공박을 받는다는 말로 받아들이지만 현장에서는 일을 회피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른 사람이 먼저 하고 이상 없을 때 하고 싶은 마음. 즉 두 번 일하기 싫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지만 항상 주변의 눈치만 살피느라 일의 출발이 시작되지 못하는 경우가 문제인 것이다.
물론 새로운 일을 앞서 추진하다 보니 일의 진행이 어렵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인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만난다. 그때 드는 생각은 그러기에 왜 먼저 했냐고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스스로 자책할 것이 아니라 발견해 낸 문제를 개선할 방안에 몰두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 뒤돌아보며 망설이기보다는 앞에 놓인 문제를 넘어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한 것이다. 조앤 롤링이 2008년 하버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에서 말한 “그토록 두려워했던 실패도 경험해 보니 끝이 아니더란다. 실패했어도 자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고 실패한 자신을 인정하니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오기와 열정이 생겨나 자신감도 생기더라”를 믿고 나갈 필요가 있다.
당신은 얼리어답터인가?
만약 아니라면 이것만은 생각해 두자. 두려워서 도전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서 도전하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최소한 내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진심 어린 응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 일상의 얼리어답터를 응원하는 문화 형성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보다 앞서 도전의 길에 선 그들의 실수를 비난하지 않고 그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문화가 조직에 자리 잡으면 자연스럽게 그 조직은 얼리어답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순조롭게 앞으로 달려갈 수 있다.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시도하고, 전파하는 얼리 어답터의 성공은 결국 우리 모두의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