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유독 집이 부족한 이유
서울의 주택 보급률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 말 기준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93.6%이다. 주택 보급률은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으로, 특정 지역의 주택 재고가 충분한지 나타내는 지표다. 서울의 주택 보급률이 93.6%라는 것은 곧 100가구 중 약 6가구는 서울에 거주할 집이 없다는 의미다. 이는 전국 평균(102.5%)보다 낮으며, 같은 수도권인 경기(99.3%), 인천(99.1%)과 대비된다. 지방의 주택 보급률 107.7%와 비교하면,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은 왜 집이 부족할까? 1인 가구, 2인 가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주택 공급 속도는 더디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에서 15만 9410가구가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신규 주택 수는 4만 1218가구에 불과했다.
서울에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서울 대부분의 지역은 이미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기에 새로운 주택을 위한 빈 땅(가용택지)이 매우 부족하다.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도 쉽지 않다. 주민 동의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사업 승인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공사비까지 상승하였다. 건설사는 사업 기간을 지연시키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게 되었다.
서울의 주택 부족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집값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른 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찾지만, 공급이 부족하면 선택지가 줄어들어 집값이 오른다. 이는 곧 "지금 집을 안 사면 더 비싸질 것 같다"는 심리로 이어져, 더 큰 폭의 집값 상승을 야기한다.
주택 공급 부족은 어떤 집단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까? 바로, 무주택자다. 이들은 전세를 선호하는데, 집값이 상승하면 집주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로 집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월세는 집값이 상승할 때마다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세가 늘어나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전세 가격이 상승한다. 전세와 매매의 가격 차이는 점점 좁혀진다. 이때 집주인들은 전세보다 매매로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매매는 초기 비용이 높다. 따라서 세입자들은 높은 이자율과 대출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결국, 주택 공급 부족은 집주인들이 월세와 매매를 선택하게 하여, 전세를 원하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기사 원문: 서울만 부족해지는 주택… 보급률 14년만에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