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인 터키
알랭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란 책을 통해 질문이란 화두를,
‘여행자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물을 볼 때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으며,
질문이 없으므로 흥분도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은 질문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뭔가가 떠오를 때는, 엉뚱한 것이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질문.
맞다. 여행을 하면 참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아니 어쩌면 수많은 질문을 배낭에 넣고 출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나, 너, 우리 혹은 좀 더 고차원이기도, 혹은 좀 더 냉소적일 수 있는 갖가지의
질문을 안고 떠난다.
안타키아 혹은 안티오크 혹은 안디옥. 터키의 남단의 국경 도시다.
30분 거리에 시리아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나름(?) 종교의 도시이기도 한.
베드로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가 있어,
기독교인들의 성지 아닌 성지의 도시이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성지란 곳은 일부러 피했지만,
질문이란 화두 때문에 숨겨놓은 질문 하나를 꺼낸다.
지금은 무슬림의 땅이 되었지만, 터키는 어느 나라보다 초대 기독교 유적이
존재했던 나라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땅으로 성지 순례를 온다.
대부분의 기독교 유적의 도시는 작은 촌락으로 변해 버렸고,
성지란 곳은 흔적만 존재한 채 순례 팀을 맞는다.
안타키아는 그중에서 가장 형편이 좋다.
베드로 교회의 사정도 조금은 다른 곳보다는 좋다. 비록 값싼 시멘트로
치장되어 있지만, 흔적만 남은 다른 곳보다는 순례 단에게 감동을 주는 듯.
성지 순례란 이름으로 떠나는 이들은 어떤 질문을 가지고 떠날까?
안타키아에서 생긴 질문이었다.
그들의 신앙을 무엇이라 비꼴 처지도, 생각도 없다.
그들은 신앙의 선조들이 남긴 흔적을 보고
과연 어떤 질문과 생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