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민지
포유류가 ‘씹기’를 하는 이유는
소화 효소의 표면적을 넓혀
더 많은 원료를 얻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래서 높은 수준의 활동을,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손끝으로 댕강 잘라둔 빵 조가리를
한 입에 삼키며 든 생각—
남들이 쓴 글을 눈 깜박임에
찍어 넘기는 모습 —
누군가가 건넨 응원의 메시지를
이모티콘 하나에 꿀꺽 —
대낮에 눈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을
휴지 한 조각으로 더 이상 습기 없음 —
그렇게 원시적인 나날들을 보내고
마음 속에 다짐기가 띵동!
소화제 없이도
몇 날 며칠을 아프지 않게
다음 해는 그렇게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