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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een 나봄 Jul 21. 2023

나보다 잘난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면?

<자라나는 새싹>에게 투자하세요(ft. 비안이즈 헤어쇼)

어제 비안이즈 헤어쇼에 VIP 자격으로 참석했다. 

헤어 디자이너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를 자기 손으로 직접 꾸려나가신 수 원장님을 응원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헤어쇼 장소에 도착했다. 




돔 형식으로 된 건물로 결혼식을 진행할 때는돔을 열어 풍선을 날리는 행사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쇼가 진행된 장소는 대전 유성구쪽에 위치한 S가든이었다. 식장의 규모 자체는 작았다. 하지만 정원 느낌의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내가 만약 스몰 웨딩을 한다면 여기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는 장소였다. 




내 이름으로 예약된 좌석 2개자리가 협소하다고 이야기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이렇게 미리 좌석을 지정해주시니 마음이 편해질 따름





평소 안면이 있는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내 이름표가 있는 지정 좌석에 착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역시 수 원장님답다'라는 탄성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행사를 주관할 일이 있다면 이분의 센스를 꼭 배워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준비된 핑거푸드는 눈으로, 입으로, 코로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비안이즈가 세련되게 새겨진 리본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쇼가 5시에 시작이라 출출할 수 있는 VIP들을 위해 간단하지만 센스 있는 핑거 푸드는 기본(음식의 색감과 도일리 페이퍼를 보라!), 제공되는 물건 하나하나에 '비안이즈'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있었다. 




참석하는 VIP들에게 달아준 보랏빛 리본




쇼를 준비하는 스텝 모두 검은 색 의상으로 단정하게 맞춰 입었고, 일사분란하게 VIP들을 응대하고, 차림상을 준비했다. VIP들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손목에 비안이즈를 상징하는 보랏빛 팔찌까지 제공했다. 




함께 동행한 Emily님이 찍어주신 사진이걸로 카톡 프사를 했더니 '여배우' 같다는 칭찬을많이 받았다. 열심히 운동을 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 행사는 업체의 VIP들을 특별히 초대해 진행하는 여느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금 더 센스 있는 수준의 행사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행사에서 주목한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VIP를 초청한 자리에 

주니어 스타일리스트 승급식을

치룬다고?"




쉽게 말해 숍에서 스텝이었던 직원들이 정식 디자이너로 승진하는 자리인 셈이다. 그것도 VIP들 앞에서 즉석으로 모델들의 머리카락을 커트하는 모습을 선보이는 것! 웬만큼 직원들의 실력을 자신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나는 수 원장님의 저력을 알기 때문에 '역시 원장님 답다!'라고 생각했다. 





쇼에서 다양한 헤어 디자인들이 제시됐지만개인적으로 웨딩 드레스를 입은 분들의 헤어 디자인들이가장 예뻤다.




내 기억이 맞다면 원장님께서는 한 달에 최소 15시간 이상 전 직원들에게 헤어 커트 훈련을 하라고 권고하시기 때문이다. 평소는 소탈하시지만 헤어 디자인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예리한 감각을 지니신 원장님의 특훈을 받은 직원이라면 이런 자리에서도 빛을 발휘할 거라고 믿었다. 




쇼는 성공적이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멋지게 수행한 신규 디자이너 두 분은 무대가 끝나기 무섭게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다. 함께 하시던 원장님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번 쇼 정말 멋지죠?

다음 프로그램은 더 볼 거리가 

많을 거예요. 기대해도 좋아요!"




자신이 직접 준비한 헤어쇼에 후배 디자이너들의 데뷔 무대를 마련해주시는 원장님의 모습에서 '아, 이분은 정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분이다.'라는 확신을 얻었다. 










대전광역시 시장님께서 축사를 해주실 만큼, 향후 대전의 관광 콘텐츠로 거듭날 정도의 잠재 가능성을 가진 멋진 쇼를 진행하신 수 원장님. 




영화에서도 주연만큼 활약하는 명품 조연들이 존재하죠.        하나의 무대가 빛나기 위해서는 주연도, 조연도 모두 중요해요.        출처 : 국민일보        




하나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주인공을 뒷받침해줄 <조연들>도 몹시 중요하다. 무대가 빛나기 위해서는 주인공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조연들 역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원장님께서는 이런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이었다. 내가 이분께 참 많이 놀라고 배운 점은 이분께서는 처음부터 성공한 사람들을 데려다 쓰기 보단, <자라나는 새싹을 직접 발굴해서 키운다>는 거다. 쉽게 말해-



"인재 육성"




말이 쉽지, 정말 시간과 에너지가 정말 많이 드는 일이다. 취업 준비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나이는 어린데, 경력은 충만한 사람을 찾습니다>가 기업들의 주된 모토라는 것을. 오죽하면 개그맨인 유병재가 이런 명언을 남겼겠는가.




"아니, 무슨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유병재)"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의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가급적 직원 훈련은 최소화하되 직원들이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 나이가 어리되 직무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출처 : 다파라 4번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는 타당하나 각 개인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다. 도제식 직원 교육으로 유명한 일본과 달리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어찌 생각해보면 '사람을 참 편리한 도구로 여기는구나.' 싶기도 하다. 




이런 트렌드를 원장님께서는 역행하신다.

자청님이 말씀하시는 <역행자>라는 캐릭터라 이런 인물일까 싶다. 원장님과 처음 만났던 8년 전부터 원장님께서는 될성 부른 떡잎을 직접 골라(단, 인재를 골라내는 원장님의 식견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수하셨다.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 <도제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 중 한 분이 지금 비안이즈에서 또다른 원장님으로 활약하시는 00 원장님이시다. 00 원장님을 내가 만났던 시점이 정확하게 8년 전인데 그 시절에 00 원장님은 스텝으로 수 원장님에게 집중 교육을 받고 계셨다. 




하루는 00 원장님께서 내 머리에 웨이브펌을 하시는 수 원장님을 돕다가 살짝 실수를 하셨다. 그때 참 놀랐던 것이 수 원장님께서는 그냥 질책을 하시기 보단 고객인 내 머리카락이 어떠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약품을 얼마나 적용해야 펌이 잘 나오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그러면서 00 원장님께서 하신 실수에 대해 내게도 사과를 하셨다. 머리카락에 손상이 간 것도 아니거니와, 저렇게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주고 받는 관계에 어떻게 찬물을 끼얹겠는가. 




"아휴, 그럴 수도 있죠!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어요.


안 그러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아요?

저도 직장에서 이런저런 실수 많이 해요."




그때 세 명이서 같이 까르르 웃으며 늦은 밤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난다. 수 원장님 같은 분이 내 직장 상사라면 '와, 엄격하시긴 하지만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분이구나.'라며 암탉 좇는 병아리마냥 따라다니지 않았을까? 




출처 : naeganugu_o3oii(트위터)




그렇게 원장님만의 인재를 하나, 둘 모은 결과, 오늘의 2023년 비안이즈 헤어쇼가 탄생했다. 원장님께서 사람을 귀하게 대접하고, 자라나는 새싹에게 아낌 없는 애정을 베푸셨기에 가능한 결과다. 



와인을 만드는 여러 국제 품종들 중 하나로 '메를로'가 있다. 멜롯이라고도 불리는 이 품종은 원래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와인 품종계의 왕인 '카베르네 소비뇽'의 보조 역할을 주로 했었다




출처 : 이쇼리의 포도와인 방울방울




거칠고 떫은 풍미의, 보르도 메를로.

보르도에서는 이런 메를로는 사람들에게 있어 '있으면 좋은데, 없어도 그만'인 품종이었다. 카베르네 소비뇽 단독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와인을 빚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메를로의 가치를 알아본 곳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을 위시한 신대륙(=New world) 사람들이었다. 본래 메를로는 따뜻한 기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품종이다. 그래서 신대륙보다 상대적으로 서늘한 보르도에서 충분히 열매가 익을 수 없었던 거다.  




출처 : 정형외과 의사의 건강, 와인, 그리고 일상




신대륙에서 때로는 단순하게, 때로는 복합적인 풍미를 구현해낸 메를로는 오늘날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국제 와인 품종으로 발돋음했다. 덕분에 카베르네 소비뇽과의 블랜딩 뿐만 아니라 메를로를 주역으로 한 프리미엄급 와인을 빚을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예시가 최소 가격이 270만 원 이상이라는 <페트뤼스>다. 




출처 : WINE21



<페트뤼스>는 메를로 95%, 카베르네 프랑 5%로 만들며,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숙성이 가능한 프리미엄급 와인이다. 프랑스 보르도 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프랑스 와인에서 최고 등급)' 1등급에서 만들어지는 이 와인은 여타 다른 와인들보다 섬세한 맛으로 경매에서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세계 유명 경매사인 크리스티가 14개월 동안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중력 상태로 숙성시킨 '샤토 페트뤼스 2000'을 경매 무대에 올렸다. 




우주여행 다녀온 샤토 페트뤼스 2000출처 : 연합뉴스





가뜩이나 2000년에 생산된 보르도 와인이 작황이 좋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는데 우주까지 갔다오다니. 낙찰가는 글을 읽는 이웃님들의 상상에 맡기겠다(낙찰가를 공개하지 않아 추정가만 말하자면 한화로 약 11억 원 정도다). 




메를로가 이렇게 세계적인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까닭은 메를로의 '잠재 가능성'을 믿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메를로가 가진 성장의 힘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메를로는 여전히 보르도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의 들러리 역할이나 하는 존재였을 거다. 











일련의 힘든 시기를 겪고 보니 내가 체감하는 한 가지 드라마 명대사가 있다.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더라.


사람이 딱 걸러져.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서 가끔 큰 시련이 오는 거

한 번씩 진짜와 가짜를 걸러 내라는

하느님이 주신 큰 기회가 아닌가 싶다."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나보다 잘난 사람, 성공한 사람도 결국 사람이다.

자신을 목적이 아닌 수단(=도구)으로 대하는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고, 또 곁에 가까이 둘 수 있겠는가. 



출처 ; 별에서 온 그대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가 자신을 알아주는 참다운 벗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말 괜찮은 사람은 힘든 시기에 곁에서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봐주고 응원해준 사람들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만약 잊는다면 그건 애초에 글러먹었으니 인생에서 추방하라고 강하게 말하고 싶다). 이러한 정서적 교류가 없다면, 결국 이해 관계로 얽힐 수밖에 없다. 감히 묻고 싶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소위 잘난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출처 : 쥬캉 블로그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잇속에 따라 움직이는 관계다. 그 관계가 진실성을 띌려면 계산을 뛰어 넘는 정서적 교류가 꼭 필요하다. 결국 이래저래 선후가 뒤바뀔 뿐, 잘난 사람들에게 '진짜 내 사람'으로 대접 받기 위해서는 <정서적 교류>가 필수적인 셈이다. 










누군가 여왕에게 '나보다 잘난 사람을 곁에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여왕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가?

그럼 주변에 천덕꾸러기 메를로 

취급을 당하고 있는,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람을 곁에 두라.


그 사람이 도약하는 순간이

곧 너가 성공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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