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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과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

by 김정은

엥겔스는 단테가 최후의 중세 시인이자 최초의 근대 시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신곡'은 피렌체 말로 적혔고 유럽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유럽 문학은 단테의 신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도 있습니다.

단테의 '신곡'은 로댕, 미켈란젤로, 괴테, 리스트 등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로댕은 지옥의 문이란 작품에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었는데 그 작품이 워낙 유명해져서 따로 제작도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신곡을 읽고 단테가 진짜 지옥에 갔다왔다고 수군대기도 했습니다. 신곡은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시기 13세기말-14세기 초에 만들어졌습니다. 단테가 살았던 그 시기는 격변기이고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중세때 사람들은 내세만 바라보았다가 시대가 변하며 상인, 금융업자들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갔는데 단테는 그 신흥금융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피렌체는 그 격변의 중심지였습니다.


피렌체(pixabay)


단테하면 베아트리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아트리체는 실존인물이었는데 단테가 9살때 그녀에게 첫 눈에 반했습니다. 그녀와 두번째 만남은 9년 뒤 18살이었습니다. 그들은 피렌체를 관통하는 베키오 다리에서 마주쳤는데 지금은 금은방이 많고 볼거리가 많지 않은 곳이지만 단테의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은 그 곳을 꼭 들립니다. 그는 그곳에서 베아트리체가 인사를 했다고 회고합니다.


안타깝게도 단테의 첫사랑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습니다. 단테도 다른 가문의 여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단테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고 네 자녀나 두었지만 '신곡'에는 베아트리체에 관한 이야기만 많고 부인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베아트리체는 결혼을 하고 1년만에 24살의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못다 이룬 짝사랑의 마음 때문인지 베아트리체는 천사로 등장해서 단테를 연옥에서 천국으로 인도해줍니다. 부인이 책의 내용을 알았다면 너무 서운했을 거 같습니다.



단테는 작가일 뿐 아니라 철학, 정치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당시 이탈리아, 유럽은 교황과 황제 , 백당과 흑당 ,상인들도 여러 파로 나뉘었고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단테는 백파에 속해있었고 피렌체 최고위원도 되었습니다. 그러다 단테가 로마 사신으로 교황을 방문한 1301년 피렌체에 쿠데타가 일어났고 추방령이 내려져 그는 다시는 피렌체에 못 가게 되었습니다. 단테가 피렌체에 오면 화형에 처할 것이라하고 재산까지 몰수당했습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19년동안 망명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때 그는 신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작가들이

유배를 가거나 감옥에 가면 훌륭한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신곡'은 '랩' 처럼 라임(운율)들이 다 맞춰져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에서 숫자 3이 갖는 중요성을 생각해서인지 3권으로 되어있고 ' 지옥, 연옥, 천국' 3권×33개의 글+1(서론 인트로덕션)= 총 100개의 글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연은 3개의 행으로 되어있고 형식적으로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단테는 사기가 중한 죄라고 생각해서인지 그에 대한 분량을 많이 적었습니다.그는 사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 알고 저지르는 죄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봤습니다.


단테는 '신곡'을 통해 이 세상의 삶을 올바르게 살자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옥편에서 베르길리우스는 갑자기 나타나서 단테에게 인생의 참된 길을 보여주겠다고 지옥을 여행시켜줍니다. 보티첼리가 그린 신곡의 지옥 모습은 역피라미드모양 (깔대기) 모양입니다.림보부터 시작해서 9개의 지옥이 있고 중심부(연옥)을 지나 천국으로 가는 모습으로 되어있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단테가 묘사한 벌 받는 사람들이 하나 하나 디테일이 잘 살려져있게 자세히 그러져있습니다.


첫번째 지옥은 림보라고 불리는데 이는 변두리라는 뜻도 있습니다. 지옥의 시작은 기독교 신앙이 없는 사람들, 세례 받지는 못했지만 착한 사람들이 가는 곳입니다. 그곳에서는 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등 유명한 사람들이 가 있는 것으로 적혀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두번째 지옥은 색욕지옥입니다. 불륜,바람을 핀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그들은 강한 바람에 휩쓸리고 안정되게 있지 못했습니다. 클레오파트라,프란체스카와 파올로도 있었습니다. 프란체스카와 파올로는 단테가 살던 시대에 유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었습니다.



파올로의 형은 못생겼어서 선을 볼 때 동생을 내보냈는데 동생을 보고 반한 프란체스카는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결혼을 해보니 형이 남편인 것을 보고 당황하게 됩니다. 프란체스카와 파올로는 서로 첫눈에 반했기 때문에 계속 몰래 만나다 형에게 발각이 되어 살해를 당했습니다. 단테는 그들을 만났던 것입니다.


세번째 지옥은 폭식 지옥입니다. 그 당시에는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이 먹는 것도 죄라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곳은

폭음,폭식,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그들은 더럽고 차가운 비를 맞고 있고 진흙 속에서 신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케르메로스라는 머리 세 개 달린 개가 폭식한 사람들을 물어뜯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네번째는 탐욕 지옥입니다. 그 곳에는 낭비를 일삼았거나 남에게 인색했던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돈주머니를 계속 밀고 잡아당기듯 괴로운 모습으로 있었습니다.


다섯번째 지옥은 분노지옥입니다. 분노에 찬 사람들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여섯번째 지옥은 이단지옥입니다. 이 곳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해로운 사상을 믿고 퍼뜨린 사람들이 갔는데 그들은 뜨거운 관 안에 머물렀습니다. 그 관은 좀 열려있는데 최후의 심판날 그 관은 닫히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영원한 고통을 당한다고 합니다.에피쿠로스(쾌락주의를 가르침), 프리드리히 2세,아나타시우스1세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왜 여기있느냐고 물어봅니다.


일곱번째 지옥은 폭력지옥입니다.이 곳은 남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들,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들, 신성모독을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독재자와 폭군들이 '끓는 피'로 이뤄진 강에 있었고 그 곳을 나오려하면 다리쪽 아래부분은 '말'이고 위는 '사람'모양인 켄타우로스가 화살을 쏘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 디오니시우스 1세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자살자의 지옥도 있었습니다.

자살자는 나무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형태로 있었습니다. 이집트 그림에 있는 괴물새가 나무를 쪼아서 고통을 주고 있었습니다.


신성모독을 한 자, 동성애자, 고리대금업자들은 뜨거운 사막에서 불꽃을 맞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8층 지옥은 사기를 친 사람들의 지옥이었습니다.그들은 인신매매한 사람, 거짓 예언자, 위선자, 도둑, 교사범, 분열자, 위조범등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열 개의 구덩이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었는데 이슬람의 지도자, 니콜라우스 3세, 클레멘스5세 등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단테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아홉번째 지옥은 배신 지옥입니다.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 있고 예수를 배반한 유다, 부르트스,카시우스 등이 있었고 세 개의 머리를 가진 루시퍼가 그들을 물어뜯고 있다고 적어놓았습니다.

단테는 그를 피렌체에서 쫓아내고 괴롭힌 사람들을 '신곡' 지옥편에서 가장 힘든 9번째 지옥에 있는걸로 실명을 적어놓았습니다.




지옥은 지하이고 연옥은 지상입니다.

연옥은 깨끗해지기 위해 씻김을 받는 장소입니다.

(기독교와 천주교는 연옥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데 )연옥에 있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누군가가 기도를 해주고 후원해주면 천국에 갈 수 있었습니다.

연옥에서는 p자를 이마에 새겨줬는데 그 글자는

죄를 나타내었습니다. 죄가 씻어지면 p자가 점점 옅어지게 됩니다.( 그 죄들은 교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애욕이었습니다. )



지옥이 상세한 것에 비해 연옥과 천국은 약간 디테일이 약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질투의 죄는 눈꺼풀을 철사같은것으로 꿰매고 있다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고 나태한 사람은 계속 달려야합니다.


'이 산은 아래 부분은 아주 험하지만 위로 오를수록 덜 험하게 되어있다.


위로 오르기가 한결 가벼워지고 물결을 따라 배를 타고 가듯이 기분이 좋아지면


너는 이 길의 끝에 도달할 것이고 그곳에는 고달픔의 휴식이 기다리니 그것은 사실이다'


연옥의 마지막 부분에서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만나 천국으로 갑니다. 베르길리우스는 천국에 가지 못합니다.



천국은 빛으로 되어있고 열 개의 하늘로 되어있습니다.


1 영역 월성천에는 착했지만 밀고나가는 힘이 약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도나티 , 콘스탄자 왕비가 있었습니다.


2 영역 수성천에는 야심이 있었지만 신앙이 있던 사람들 유스티니아누스 1세 로메오가 있었습니다.


3 영역 금성천에는 사랑에 불탄 사람들, 자신을 희생하고 좋은 일을 위해 자신을 바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르텔, 쿠니차 다 로마노, 포르케드 마르셀, 라합 등이 있었습니다.


4 영역 태양천에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 솔로몬, 아우구스티노 교황, 요한 21세, 예언자 나산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화장천에는 용감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여호수아, 마카베오, 샤를마뉴 대제가 5 영역에 있었습니다.


6번째 영역은 목성천으로 정의로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곳은 개인의 모습이 아닌 거대한 독수리로 표현되고 있는데 다윗, 콘스탄티누스1세,히즈키야 등이 있었습니다.


7번째 영역 토성천으로 생각, 사색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는데 베드로, 다미아노, 베네딕토등이 등장합니다.


8영역 항성천에는 예수님의 초대제자 베드로,야곱, 사도요한 등이 있었습니다.


9영역은 원동천인데 물리적 우주의 마지막 영역으로 천사들이 머무는 공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영역은 지고천으로 최고로 높으신 하나님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하나님 , 예수님, 마리아, 아담, 세례자 요한, 프란치스코가 있었습니다.거룩한 성인들과 하나님이 같이 계신 공간이었습니다.


단테는 천문학까지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천국의 실제 모습은 우리가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 단테는 천국의 모습을 이렇게 그렸습니다.



지옥의 문에는 너희는 희망을 버려라라고 적혀있지만 역설적으로 단테는 희망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또 인간은 지금 이 세상에 살고있지만 영원,구원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이 긴 분량의 시로 표현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스트가 단테의 신곡을 읽고 작곡한 작품을 올려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qulOpRB0O_c&pp=ygULZGFudGUgbGlzenQ%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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