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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자음과 모음이 흩날리는 거실 한 구석에
세모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길래
게으른 손을 스르륵 뻗어
잡힌 만큼 그것을 그렸다.
그 세모를 본
천진난만하고 머리숱 많은 어린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의 게으른 세모를 완성시켰다.
그 어린이의 이름은 생생이
낳고 또 낳는다 하여 생생이
생생이의 글을 보고
급히 먹을 갈아 세모와 글씨를 적었는데
일부구간은 갈필이고
일부는 번졌고
일부는 멀쩡하여 총체적 난국인 상황을
옥당지가 있는 그대로 품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이대로 올려 본다.
'잘'하려 '애' 쓰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승모근과 턱 근육이 이완되는 날까지
힘 뺀 몸으로 나의 불완전을
기꺼이.
램즈이어 작가님의 2월 25일 발행글 <세모로이>를 보고 적은 글과 글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