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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주식이 처음이었던 어느 봄날의 기록

by 밤이


언젠가부터 모두가 하고 있는 ‘이것’.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은 분위기가 당연해졌다.


그건 바로 '주식' 이었다.


요즘은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사실 처음엔 뭔지 몰랐다.

과거의 나는 돈을 모아야 할 이유도, 살아야 할 이유도 희미했다.


"그냥 한철 살다 가는 거지."


그렇게 생에 대한 미련도, 열정도 없던 시절이었다. 남편이 주식을 시작했을 때도 별생각 없었다.


속으로는

‘그건 그냥 돈 잃는 거잖아’

라고 생각했다.


그가 큰 손실을 봤을 때조차,

나는 위로보다는 면박을 주기 택했다.

그저 서운했고, 이해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내가 번 돈도 아니고, 같이 의논한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려 했다. 시간이 흘러 그런 내가 주식을 하게 되다.

처음엔 수익을 기대하기보단, 그저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한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큰 수익을 본 날,

내 안의 무언가가 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고작 며칠 만에 70만 원이 생겼고,

나는 주부인 나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생기가 돌았다.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엔 이익도 있었지만, 곧 손해도 따랐다.

그러나 어느새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원금손실이 없는 게 어디야.’


조금씩 감정을 다스리게 되었다.

잠을 줄이고 핸드폰을 붙잡던 날들 사이에서,

나는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됐다.


"왜 이 숫자에 이렇게 흔들리는 거지?"

그 질문이 자꾸 떠올랐다.


주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순간에 조급해지고 어떤 순간에 욕심을 내는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몇 번의 수익과 손실을 겪으며 나는 ‘기다림’이라는 것을 배웠고, ‘욕심이 낳는 손해’가 얼마나 뼈아픈지도 알게 됐다.


이제는 10% 손실이 나도 그저 멍하니 기다릴 수 있다. 마음이 조급하지 않다. 그만큼 내 안의 중심이 자라났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주식은 돈을 불리는 방법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거울이었다.


내 안의 탐욕, 불안, 두려움, 기대…
그 모든 감정이 숫자와 그래프를 통해 또렷이 드러났고, 나는 그 안에서 나를 조금씩 이해하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봄날의 기록_이걸로 인해 삶의 희망을 품고 목표를 명확하게 잡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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