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나이 먹는 건 즐거운 일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 먹는 건 즐겁더라
한 치 앞도 모를 인생 속에서, 나이가 들수록 걱정만 늘어갔다. 무엇보다도 늙어가는 내 모습이 싫었다. 나는 늘 꽃처럼 예쁘고 풋풋한 고등학생의 모습으로만 살아갈 줄 알았다. 막연하게,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영원히 머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꿈도, 욕심도 없었다. 희망은 스스로 짓밟았고, 살아가는 이유조차 불분명했다. 그렇게 나는 단지 ‘죽는 게 무서워서’ 버티고 있는 사람이었다. 가끔은 삶의 끝에 선 기분이었고,
희망을 향해 뻗어나가려던 마음의 뿌리는 점점 메말라갔다.
혼자는 두려웠고, 하루하루를 그저 흘려보내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내게 어느 날, 작은 희망이 찾아왔다. 낮은 자존감 속에서도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작가’라는 꿈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사실 글은 늘 내 곁에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도 글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걷게 된 건,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 덕분이었다.
용기 하나면 충분하다는 걸 알았지만, 그 작은 용기조차 내게는 없었다. 나는 꿈을 오랫동안 내 안에 꽁꽁 숨기고만 있었다. 그렇게 10년을 써온 글들은 어쩌면 나 자신조차 외면했던 기록들이었다. 하지만 그 글들이 결국 나를 현실로 끌어냈다. 용기 하나로 다시 펜을 들 수 있었고, 작가라는 이름을 조금씩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됐다.
아직은 무명이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괜찮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고 싶다. 예전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여전히 내 심장을 두드리는 문장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이 들어가는 게 두렵지 않다. 오히려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시간이 쌓여 언젠가 책 한 권쯤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거라 믿는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지만, 40살이 되면 육아도 조금은 여유로워져 있을 테고, 지금의 글들이 더 단단한 열매가 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건 건강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몸을 챙기며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이런 생각, 나만 하는 건 아닐 거다. 나이 드는 게 걱정된다면, 그 걱정에 대비하면 된다. 돈이 부족하다면 돈을, 건강이 염려된다면 건강을.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는 건 준비되지 않은 미래이지 나이 그 자체는 아닐지도 모른다.
노후가 두렵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그 시기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인생 선배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나이 들어가면 되는 거다.
덧붙이는 말
1.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
2. 뭐든 배울 수 있다는 믿음 갖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