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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작은 감사가 나를 어른으로 만든다

by 밤이
있는 그대로의 내가 감사하다


모두가 착각하는 단 하나가 있다. 바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가치는 없다.
세상 이치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기대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다.

오늘은 조금 감동적인 말을 하고 싶다. 만약 내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무언가가,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었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된다면 그건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준 누군가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럴 땐 오히려 깊은 감사를 느껴야 하지 않을까.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성장했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스스로 알아보는 사람이야말로 잘될 수밖에

없는 사람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한국은, 알고 보면 정이 참 많은 나라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구슬픈 정감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그 과정에 무지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익숙함 속에 자연스레 ‘당연함’이 자리 잡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나는 정감 있고 따뜻했던 옛날이 그립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모르는 이에게 인사를 건네거나 아이에게 스스럼없이 가르침을 주는 모습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작가인 나 또한 다르지 않다. 정감을 원하지만,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괜히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겐 차가운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예전 그 따뜻했던 감정을 떠올리며 정감 가득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내 성격이 그렇지 않아서’라는 핑계를 대며 주저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당연한 것’에 속아,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에 나는 다시금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깨끗한 인도, 공중화장실, 다치지 않도록 만들어진 포장도로, 우리의 편의를 위한 물건들

작은 것 하나하나에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다. 우리의 삶 곳곳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들이 스며 있다.

우리 역시 아이였던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었고,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것도 해내지 않았더라도,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넬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 누군가에게 고마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건 곧,

나 자신을 한 번 더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염혜란 배우가 나온 드라마 속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남들이 안 알아줘도,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야.”

이 대사는 집안일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녀의 아들이 경찰에 대해 나눈 말이었다.
직업이 무엇이든,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세상엔 없으면 안 되는 일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있다.

당신도 그렇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당신의 가치를 모를지 몰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알아준다면,
그건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증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

그래서 나는 믿는다.
당신은 오늘도 행복할 수 있고, 내일도 행복할 수 있으며, 그다음도 계속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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