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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니모빌 없는 육아는 상상하기도 싫어

150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타이니모빌 없는 육아, 상상하기도 싫어

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국민템, 단연 '타이니 모빌'이다.


축복이는 생후 50일까지는 '국민템'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만큼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축복이는 예외인가 싶었는데 60일 쯔음부터 150일인 지금까지 어찌나 좋아하는지, 매일 보여주고 있다.


봐도 봐도 볼 때마다 좋아한다. 모빌 인형이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쳐들었다가 내렸다 하고 눈도 따라 움직인다. 입은 주로 '오' 하거나 '헤' 벌리고, 발은 신이 나서 동동 구른다. 그렇게 30분은 기본, 한 시간을 봐도 질려하지 않는다.(물론 중간에 배고파지거나 졸리면 짜증을 낸다.) 아기의 집중력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늘 타이니모빌 보는 시간은 따로 떼어둔다. 초반에는 너무 좋아하니 좋아하는 대로 그냥 보여줬는데, 그러니 거의 하루 종일도 보고 있다. 어디서 그러는데, 타이니모빌 보는 게 아기에게는 TV 보는 것과 같다고 한다. 너무 자극적이라는 거다. 그래서 너무 오래는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저녁 먹느라 시간 벌 때나 친정 부모님이 아기 봐주실 때만 타이니모빌을 보여준다. 친정 부모님이 아기를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책을 읽어달라는 둥 다른 어려운 걸 부탁드리는 건 너무 죄송하니까. 타이니모빌을 틀어주면 몸도 힘들지 않으면서 축복이가 신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 타이니모빌타임은 함부로 쓰지 않고 아껴둔다.


다른 아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100일 이후에는 타이니모빌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기도 한다는데. 지금으로 보자면 우리 축복이의 타이니모빌 사랑은 네버 엔딩일 것 같다. 과연?




그럼 축복이가 타이니모빌만 좋아하느냐? 그렇지 않다. 자기 눈앞에서 달랑거리는 모든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축복이 눈앞에서 손수건만 흔들어도 좋아하니까.


기저귀갈이대 모빌

그런 축복이가 엄청 좋아하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기저귀갈이대다. 기저귀갈이대에 바퀴가 있어서 그런지 울다가도 여기에만 올라가면 차분해진다. 기저귀갈이대에 있는 모빌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타이니모빌보다는 훨씬 간단하다 못해 투박한 모빌이지만 수동으로 이 모빌을 움직이게 건드려주면 웃으며 발을 동동 구른다.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



그런데 기저귀갈이대에 축복이가 올라가는 경우는 두 가지다.

1. 기저귀를 갈 때

2. 졸려해서 재울 때 (낮잠만 통함. 밤잠은 절대 안 통함.)


기저귀 갈 때는 저 모빌을 보며 좋아하고 있으니 꽤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졸릴 때 저 모빌을 보면 갑자기 발을 엄청 빨리 구르면서 눈빛이 바뀌고 숨도 가빠지는데, 그러면 잠이 깨지 않겠는가.


오늘도 졸려해서 낮잠 재우려고 축복이를 기저귀갈이대에 눕혔다. 축복이는 졸리다고 울면서도 갑자기 1초에 2번씩 발차기를 하며 고개를 쳐들고 모빌을 보다가, 갑자기 졸린 게 생각이 났는지 울다가, 갑자기 또 저 모빌에 반응하며 눈을 반짝이며 숨을 헐떡였다. 그러더니 자기도 이건 아니라는 듯 '앙'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모빌은 보고 싶은데 너무 졸려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에고 귀엽고 안쓰러운 것. 축복이가 모빌을 보고 웃었다 울었다 하는 걸 보니 웃음이 났다.


잠이 가득한 축복이를 위해 모빌은 치우고 기저귀갈이대를 밀어줬다. 스르륵, 스르륵 몇 번 하자마자 축복이는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하여튼 지금 우리 집에서 모빌은 없으면 안 될 존재이다. 타이니모빌과 기저귀갈이대 모빌은 언제까지 역할을 할까? 언제까지 축복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오래도록 모빌을 좋아하는 게 발달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가능한 오래도록 축복이가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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