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하는 내내 행복했다. 기억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추억을 두 눈으로 보면서 그것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 부평문고가 있었던 곳에는 다이소가 생겼다. 문구점이 있던 빈 공간까지 모두 합쳐 정말 내가 기억하는 부평문고의 크기를 다이소가 먹었다. 아직도 우리 가족은 그쪽에 갈 일이 생기면 '부평문고 있는 쪽'이라고 한다. 아직도 현재형이다.
부평문고 마지막 날에 포인트를 쓰기 위해 두 권으로 나눠 구매했고 그 결제의 마지막 영수증만을 받았기에 분명 두 권을 샀는데 한 권은 기억이 나질 않는 상황이었다. 미스터리였다. 그런데 글을 쓰기 위한 자료들을 모으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에 적혀있었다. 또 한 번 이별을 미뤄본다. 진짜_진짜_최종 이별은 이 책을 읽는 날로 정해야지. 초등학생 때 부평문고에서 샀던 인생 첫 책갈피를 꼽아가면서 조금씩 아껴 읽어야지. 마지막 날에 산 이 책을.
그리고 나는 계속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예정이다.
이 마음은 부평 문고가 준 가장 큰 선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