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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by 여러 이상한 헛소리 Mar 18. 2025

  세상 어딘가에 이미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재밌는 게임을 상상해 본 적이 있어. 모든 요소가 숨겨진 게임은 어떨까? 게임 자체의 다운도 특수한 링크로 가능하고, 다운해도 아이콘을 활성화하는 파일을 찾아내고, 응용프로그램을 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서 숨겨진 조합을 입력해야 하고, 그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 펼쳐지는 거 말이야! (말하다 보니 이미 비슷한 건 많은 거 같네)


  사람들은 게임에 숨겨진 요소를 찾는 걸 좋아하더라. 난 그런 건 귀찮아서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게임의 모든 것이 숨겨져 있고, 그것을 찾는 것 자체로 이루어진 게임이라면 흥미롭게 즐길 거 같아. 물론 프로그램을 잘 뜯는 사람에 의해, 금방 모든 비밀이 밝혀질 거지만, 하나의 게임 안에 그렇게나 세세하고 많은 히든 요소가 있다는 건, 재밌는 이슈를 많이 만들어낼 거야.


  생각해 봐. 요즘 세상에 전혀 친절하지도 편리하지도 않은 게임이 서비스되는 거야. BGM도 메뉴도 설정도 장르도 조작법도 플레이어가 찾아서 활성화하는 거지. 거기엔 각각 분기점이 있어서 요상한 게임을 조합할지도 몰라. 판소리가 흐르는 레이싱 게임을 즐기게 될지도 모르지. <드래곤퀘스트>의 코드를 전부 입력했더니, 게임이 알아서 최대한 비슷한 세계로 안내할지도 모르는 일이야.


  나의 관심사가 입력되어선, 필요한 지식을 서사적으로 풀어 줄 수도 있어. 철학적인 주제로 고민하는 게임을 넣을 수도 있겠지. SNS에 여러 코드가 공유되어서, 특정 관심이 있는 것을 따라가도 재밌을 거야. 게임 자체를 인공지능처럼 설계한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 나랑 게임이 같이 성장하는 거지.


  이렇게 상상하는 건 참 재밌는 일인데, 생각해 보니 인터넷의 발전이랑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아버렸어. ㅎㅎ,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랑 완전 똑같아! 이런 게임을 구상할 바엔, 발전하는 인터넷 문화를 잘 즐기면 될 일이야. 아까의 흥분과 흥미는 다 잃어버렸지만 말이야. 어쩌면 숨겨진 것을 찾는 건,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나 봐. 적어도 디지털의 세상에서 말이야. 그래서 요새 캠핑족이 많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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