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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11 ~ 20

by 여러 이상한 헛소리 Mar 18. 2025

  11 “그럼 매듭이 묶인 방식은 어떤 거야?”

  “그게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의 정체지. 우린 세상이 어떻게 생긴 건지 모르는 게 맞지만, 정확하게는 그게 어떻게 묶여버려서 이 모양이 된 건지를 모르고 있다는 거야.”

  “그게 뭐가 달라?”

  “적어도 우리가 아는 것들을, 모르는 것에서 떼어내 분석할 수 있어. 세상은 미지의 존재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묶여있는지 모르는 매듭이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작은 매듭을 풀어가다 보면, 좀 더 정확하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거야.”

  “너도, 나도 여전히 모르는 거 같은데?”


  12 너랑 얘기하는 게 너무 좋아서, 오히려 무서워지는 거야. 이건 너무 이상해. 이렇게 불편하고 내 생각이기만 한 생각을 말하는 게, 가능하긴 한 거야? 넌 그냥 들어주고 있어. 오히려 그런 모습이, 현명하게 날 무너뜨릴 수 있을 거 같아. 난 왜 그걸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13 너한테 궁금한 게 너무 많아.


  14 우주는 결코, 이상한 예외로 우릴 헷갈리게 할 정도로 비겁한 작자일 수는 없어.


  15 제발 날 어딘가에 붙잡아줘……. 머리가 튀어 나가려 해…….


  16 이렇게 기쁜 날은 없었어. 이렇게 머리 아픈 날도, 이렇게 불편해 본 날도 없었지.


  17 우리 할머니의 명언: 뭐든지 해봉시롱 해야 헌다.


  18 그 애원의 명령에 난 져버렸어. 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


  19 이곳은 갑갑함이 지배하는 무서운 세계지만,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지. 때로 찾아오는 찬란한 빛들이 참 덧없다고 느껴지는 여정이야. 하지만 어느 순간 영화처럼, 검은 대지를 거니는 거에 생략과 편집이라는 처방을 내리고 있더라! 결국 찬란한 빛을 보는, 찰나의 순간을 사랑하고 있어…….


  20 하나의 황혼 속에 여명을 모두 쏟아버린 그 눈빛은, 슬퍼하지 말라는 약속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거 같아.


  (중략)


  갑자기 여명이 쏟아지는 더미의 소리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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