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감정 서사]
하늘은 푸르다 못해 시퍼렇던 날, 뜨거운 태양 아래 있던 수영장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수영장 근처에는 아무도 다가오지 않아서 외로웠다. 해가 슬슬 넘어갈 무렵, 드디어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 사람은 수영장 모서리를 돌며 어슬렁거리며 기웃기웃했다.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 눈치였다. 도대체 그 시선의 끝은 어디일까?
마을은 고요했다. 그런데 골목 끝 어귀에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소리 내지 않은 채 조용히 마을을 돌아다녔다. 누구를 찾는 걸까?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멀쑥한 옷차림의 그 사람은 드디어 어느 집 대문 앞에 섰다. 아차. 그 집은 마담 엑스가 사는 곳이다. 마담 엑스는 이 마을의 소문난 부자였다.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이상한 평판도 함께 들렸다. 듣기로는 가정부, 정원사 등 집안일하는 이들 외에는 마을의 누구도 제대로 그 여자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무엇에 대해 공평하다는 것일까? 여하간 마을에 나타난 사람은 기어코 마담 엑스의 대문 벨을 누르고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서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게 보였는데, 그는 집사였다. 둘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이 닫히고, 순간 공기가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