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거스트 Nov 10. 2023

가볍게 살자



내가 편하려고 하는 냉장고 다이어트


예전에는 장 잔뜩 봐서 차곡차곡 챙겨 두고 메모해서 문짝에 붙여놓고 살림을 꽤 부지런히 한다고 했었는데 생각해 보면 안 해도 될 부지런함이었구나 싶다. 다음 장 볼 때쯤이면 꼭 한두 개는 시들어 버리고 적어놔도 잘 못 보고 몰라서 못 먹고 버리고 또 장 보는 말도 안 되는 악순환의 연속임을 깨달았다. 이 무슨 채우고 치우느라 볼 일 다 볼 참이다. 돈 낭비, 시간 낭비, 내 체력 낭비. 모두가 편한 방법을 택한 결과 조금은 허전한 여백을 유지하자였다.


쌓아두지 않으니 메모는 생략하고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싱싱할 때 바로 먹고 바로 비울 수 있어 좋다. 냉장도 청소 때 넣고 꺼내는 고생이 어느 정도 줄어든다. 유통기한 임박 처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서 죄책감 또한 없다. 무엇보다 줄줄이 대기 중인 식재료들 노려볼 일 없다는 점이다. 저걸로 요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싶은 마음의 부담감에 숨이 턱 막히는 경험 나만 그런가. 나는 요리보다 청소파라 재료들에 신경 쓰는 일이 참 힘들다. 나와 같다면 부디 우리의 심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냉장고 다이어트 꼭 해보시길 바란다.


주말 휴일을 앞두고 가볍게 움직여 본다. 남아있는 식재료를 꺼내 손질해서 이틀 동안 먹을 메뉴까지 정리가 끝이 났다. 단호박 카레, 애호박 계란 전, 청경채 쌈, 쪽파 부침개. 냉장고는 가벼워졌고 영양까지 나름 알차다. 일주일에 한 번 먹을 만큼 장을 보고 남김없이 소진하는 습관은 환경에도 좋고 가정경제에도 이롭다.



이전 10화 먹고사는 이야기 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