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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희 Sep 13. 2024

아기는 자궁 속과 비슷한 환경을 좋아한다

아기가 우는 이유, 자궁 속 고향이 그립다.


아기의 울음은 언어

열 달 동안 엄마 배 속에 있다가 갓 태어난 아기가 그 뱃속을 그리워할 거란 생각은 

아기를 낳고 기를 땐 못했었다. 

뱃속 환경에 익숙해져 있던 아기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란 엄마가 처음 아기를 낳고 어쩔 줄 몰라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지 않겠는가. 

아기는 엄마 뱃속과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 갑자기 뚝 떨어졌다. 

더군다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기는 그저 살기 위해 울음으로 말할 뿐이다.


아기를 낳으면 모두가 아기의 첫 울음소리를 간절히 기다린다. “응애” 하는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안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만약 태어난 아기가 울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심장이 오그라들 일인가.


경험이 오래된 나이가 지긋하신 산후관리사님 한 분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내가 돌보던 쌍둥이 중 병원에 있던 아기가 어제 하늘나라로 갔어요. 울지 못해 의사 선생님들도 

빠른 대처를 못했답니다. 우리는 아기가 우는 것을 축복으로 여겨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울지 못해 잘못될 수도 있다는 말에 다들 적잖이 놀랐다. 


아기가 우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엄마·아빠들은 알아야 한다. 

아기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키우는 일은 꼭 엄마·아빠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누구라도 

양육할 수 있다. 또 전문으로 돌봐주시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맡겨 양육할 수도 있다. 

어떤 분이 아기를 돌보더라도 울음소리를 축복으로 여겨야 한다. 그것이 아기를 지키는 첫 번째 일이다. 




기다리던 아기를 낳으면 “축하합니다.” 여기저기서 인사를 전한다. 

산모에게는 “수고했다. 애썼다. 이제부터 고생길 열렸네.”라는 인사말을 해주면서 

아기에게는 그런 말 대신 “코가 아빠 닮았네. 눈은 엄마야. 아유 귀여워라.” 등의 말을 건넨다. 

아기가 엄마 뱃속을 나오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엄마 뱃속을 얼마나 그리워할지에 대한 아기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다. 


엄마는 임신한 순간부터 아기를 낳는 순간까지 이미 엄청난 일을 해냈다.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열 달 동안 잘 키워서 이 세상 밖으로 훌륭하게 내놓았다. 

수많은 엄마가 아기를 낳지만 간혹 목숨을 정도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출산을 마친 순간 산모에게 쏟아지는 가족들의 찬사나 엄마 스스로 느끼는 대견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제부터는 초보 엄마·아빠는 아기를 키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울 때는 달래주는 일. 이것이다. 좌충우돌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간 순간들을 잊는다.

아기를 처음 만났던 짧은 환희의 순간에 가졌던 ‘최고의 사랑을 주겠노라.' 하는 마음은 잊어버리고

시도 때도 없이 보채고 우는 아기를 달래며 힘들어한다. 


아기가 울 때는 초보 엄마·아빠는 안절부절 전전긍긍 도움을 요청할 곳은 없고, 

딱히 물어볼 곳도 생각나질 않는다. 

내가 잘못 안아주나? 어디가 아픈가?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물어볼까?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만 뒤엉킨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내가 찾고자 하는 명쾌한 답은 없다. 있어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 포기하고 주저앉아 아기처럼 엉엉 울고 싶어 져서 아기의 마음을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


갓 태어난 아기가 그냥 우는 것이 아니다. 엄마·아빠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기기 위해서다.

배가 고프고, 잠들 수가 없고, 기저귀는 젖어 불편하기 때문에 해결해 달라고 운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나라면 어떨까?




아기는 자궁 속과 비슷한 환경을 좋아해!

아기 달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나마 어렵게 잠든 아기를 뉘면 바로 울어버린다.

뉘면 울어버리는 등 센서만 있는 게 아니다.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스위치도 있다. 

아래 우는 아기를 성공적으로 달래기 위한 여섯 가지 방법을 기술한다. 이 여섯 가지 방법은 두 아들을 키우며 터득하고, 다른 여러 아기를 돌보면서 확인하고 확신을 얻은 결과들이다. 


【아기를 달래는 방법 6가지】


첫째, 가슴을 맞대고 안아줘라

아기를 안아줄 때 그냥 안아주는 것보다 가슴을 맞대고 꼬옥 안아주면 더 안정감을 느낀다. 

팔과 다리도 자궁 속에 있던 자세로 오므려주면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평안한 모습으로 잠에 든다.


“관리사님 가신 뒤부터는 계속 울었어요. 저보다 관리사님을 더 좋아 하나 봐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산모들은 아침에 나를 보자마자 어젯밤에 우는 아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주절주절 옮는다. 

안아줬는데도 계속 울었다며 아기엄마는 헝클어진 머리와 옷매무새로 울기 직전의 모습을 보인다. 

이런 산모에게 내가 처음 하는 질문은 

“아기가 울 때 곧바로 안아줬나요?”다.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산모는 눈을 깜박이며 답변을 망설인다. 

“바로 안아주면 버릇이 들까 봐서요. 친정엄마도 시어머니도 안아주지 말라고 하시네요.” 예상했던 말이다. 

“어젯밤에 힘드셨다면서요? 버릇은 말귀 알아들을 때 가르치시고 지금은 아기가 원할 때마다 안아주세요. 

그래야 아기의 울음이 짧아져서 오히려 엄마·아빠가 편해집니다.”라며 안아주기를 강조한다. 


아기가 안아달라고 울 때는 그냥 우는 것이 아니기에 반드시 왜 우는지를 확인하고 안아서 달래줘야 한다. 

아기는 울기 시작할 때 바로 안아주면 곧 그친다. 

하지만 안아주기를 미루다가 아기가 화가 나면 어지간히 달래줘도 쉽게 울음은 그치지 않는다. 

도리어 더 큰 소리로 울며 자기를 빨리 안아주지 않아 화났다고 엄마·아빠에게 알린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 아기는 스트레스가 쌓여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격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된다. 

아기가 울면 바로 가슴을 맞대고 꼬옥 안아줘라.


우는 아기 달래기 중 안는 법은 

엄마·아빠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리저리 안아주면서 내 아기가 좋아하는 체위를 알아내야 한다. 

세워 안기, 옆으로 안기, 궁중에 띄워 안기, 엎드려 안기 등 아기마다 좋아하는 안아주기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가슴이나 엉덩이를 토닥여줘라

아기들이 잠들려 할 때 엄마 손을 아기 가슴에 얻고 살포시 토닥여 주거나 

살짝 옆으로 눕히고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여주면 스르르 잠이 든다. 

안아 재울 때도 한 손은 아기를 안아 감싸고 다른 한 손은 아기를 받쳐주면서 살짝 엉덩이를 토닥여주면 울음을 그치고 잠에 든다. 엉덩이를 토닥여주는 것은 배 속에 있을 때 엄마가 걸으면 출렁출렁하는 것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셋째,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줘라. 

양수 속에 있는 태아는 항상 움직인다. 엄마가 앉거나 서거나 걸을 때마다 아기는 상하좌우 출렁출렁 파도를 타듯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태어난 아기를 달래줄 때 뱃속 환경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리드미컬하게 흔들어 주면 아주 좋아한다. 부모는 조금 더 힘들지만 아기들은 위아래로 움직여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울 때는 안고 서서 걸으며 좌우로 흔들어줘라. 그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위아래로 흔들어줘라. 

아기의 울음을 빨리 끝내려면 아기가 요구하는 세기로 만족시켜 줘야 한다. 흔들어 줄 때는 아기만 흔들면 

아기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 엄마·아빠와 아기가 한 몸이 되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넷째, 속싸개로 감싸줘라. 

산모들은 출산 후 2주 정도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집에 오는 경우가 많다. 

아기를 뜨끈한 방에 꽁꽁 싸매서 키우던 시절은 지났다. 

옛날과는 달리 생후 2~3주가 지나면 손 싸개도 벗기고 시원하게 키운다. 

어른들의 체온은 36.5도지만 '신생아의 체온은 0.5~1도 정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집안 온도가 높아지면 아기의 얼굴에 열꽃이 피기도 하고, 더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칭얼대기 때문에 

집안 온도를 23~24도로  낮추고, 평균 25~26도로 따뜻하게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산모는 옷을 한 겹 더 껴입어야 한다. 

그렇다면 시원하게 키워야 하는 아기를 왜 속싸개로 감싸주라는 건지 얼른 이해가 안 갈 것이다. 


양수의 보호막으로 싸여 있던 아기가 밖으로 나오면 소리에도 놀라고 뭔가 손에 닿기만 해도 놀라서

팔을 벌리며 화들짝 깨고, 쉽게 잠들지 못하여 자꾸 울 때는 안정감을 갖도록 속싸개로 감싸주라는 것이다. 

속싸개가 풀리지 않게 단단히 감싼 후 안아서 달래주면 스르르 잠이 들며 깨지 않고 통잠을 잔다. 

속싸개가 잘 풀려 아기 안기가 힘들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모로 반사 방지용 이불'이나 

입히는 속싸개(스와들 시리즈 등)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입히는 속싸개는 아주 다양하며, 

기능적으로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어 풀리지 않고 단단히 고정해 준다. 


생후 3~4주 이후 되는 아기는 낮에는 가급적 속싸개를 하지 말고. 팔과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풀어주고, 울면 그냥 안아줘라.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근육이 발달되고 근육이 발달하면 두뇌 신경 회로도 쑥쑥 자란다. 

아기의 움직임을 제한시키는 속싸개는 밤에만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다섯째, 맘껏 빨게 해 줘라. 

아기의 빨기 능력은 곧 생존이다. 엄마 젖을 빨아먹지 못하면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엄마 뱃속에 있던 태아는 자기 손가락을 빨며 먹기 위한 연습을 먼저 하고 태어난 것 같다. 

손이 장난감도 된다. 뱃속에서 자기 손을 빨며 논다.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면 손을 입에 넣고 빠는 모습이 찍힌 것을 볼 수 있다. 


허나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는 혼자서는 손가락을 빨 수가 없다. 

누군가 손을 잡고 아기의 입에 넣어줘야만 쪽쪽 소리를 내며 달콤한 사탕을 먹듯 빨아댄다. 

아기는 아직 신체를 조절하는 협응력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손을 잡아 줄 때만 잠시 빨 뿐이다. 

다행히도 손을 빨 수 없는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해 노리개젖꼭지(공갈젖꼭지)가 시중에 나와 있다.


배부른 아기는 잘 놀거나 잘 잔다. 놀다 잠투정이 시작될 때는 징징거리며 재워달라고 신호를 보낸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기에게 노리개젖꼭지를 입에 물려주면 곧 안정감을 찾는다. 

쭉쭉 빨다가 이내 스르르 잠에 든다. 아기는 빨기가 만족했다 싶으면 스스로 내뱉는다. 

노리개젖꼭지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절대 배가 고파 우는 아기에게는 물리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 백색소음을 들려줘라. 

너무 조용한 환경보다 집안일할 때 나는 설거지나 청소기 돌리는 소리가 아기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자궁 속 환경은 끊임없이 들리는 동맥 흐르는 소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아기 울음소리는 80db이고, 청소기 돌리는 소리는 70db, 태아가 양수 속에서 듣는 소리는 80~90db이 된다고 한다. 

아기가 위 여섯 가지 모두를 해줘도 울기만 할 때 잠시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싱크대 앞으로 데려가 

수돗물을 틀어주면 울음을 뚝 그치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후에 달래면 아기의 울음은 한고비를 넘기고 서서히 잦아든다. 

헤어드라이어나 청소기를 사용해도 잠시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생아는 조용한 것보다 시끄러운 소리를 좋아하지만, 청력보호를 위해 너무 크게, 너무 오래 들려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앞에서 기술한 아기를 달래는 여섯 가지 방법 중 안아만 줘도 잠이 들 때가 있고, 

토닥이고, 흔들어 주고, 감싸서 안아주고, 백색소음을 들려줘도 잠들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잠시 내려놓고 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된다. 




어른도 울고 나면 씻은 듯 개운한 기분이 들 때가 있듯이 

아기도 울면서 하루 종일 받은 스트레스를 씻는 중인지도 모른다. 

“우리 아가 울고 싶구나! 엄마가 곁에 있어 줄게. 힘들 테니 너무 많이 울지 않길 바란다. “ 

이런 말들로 안타까운 엄마의 마음을 전해주면 된다. 

내려놓은 아기가 어느 정도 울었다 싶으면 다시 안아 마저 달래줘라. 

다시 말하지만 아기를 달랠 때는 엄마의 자궁 속 환경과 비슷하게 해 줘야 된다는 거 항상 잊지 않도록 하라.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 뱃속과 전혀 다른 병원 환경을 만나면 

아기는 방금 떠나온 고향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엄마·아빠가 아기의 상황을 이해해 주고 가급적 자궁 속 환경과 비슷하게 해 줘서 

아기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빨리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기가 막무가내로 울 때 초보 엄마·아빠는 초긴장한다. 어찌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안쓰러움에 부모 마음은 아프다. 이런 아픔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부모는 아기와 함께 성장해 간다. 


【태아의 자궁 내 환경과 출생 순간의 환경 차이로 느끼는 오감】
∎ 시각: 자궁은 빛이 없는 동굴과 같은데 병원은 환한 빛으로 충격을 안긴다.
∎ 후각: 양수 속은 묽은 소변 냄새나 모유 냄새와 비슷한 연한 향기를 풍기는 것과는 달리 
           태어나는 순간 맡게 되는 강한 소독 냄새도 충격이긴 마찬가지다.
∎ 미각: 태어나면 얇고 긴 고무호스를 이용해 입과 위까지 넣어 남은 양수 등을 빼내는 일은
           엄청난 고통까지 안기며 양수 맛과 다른 고무호스의 맛은 또 어떤 충격을 줄지,,,
∎ 청각: 아기의 청각은 임신 25주쯤 성숙해져서 혈액 흐르는 소리, 엄마 심장 소리, 엄마·아빠의
           부드러운 목소리 등을 듣다가 낯선 의료진들의 목소리는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 촉각: 중력이 거의 없는 뱃속은 양수가 부드럽고 따뜻한 데 반해 바깥은 차갑고 소독포는 거칠고
           사람의 손길도 생소하다.
                                                                               출처:  토효재의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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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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