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애착형성 7가지 방법
애착 형성은 태아 때부터?
산모들에게 "애착,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아, 애들이 엄마한테 딱 달라붙는 거요?"라고 대답한다.
애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부모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아이와의 애착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부모라면 아이교육의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애착이란 '부모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말한다.
몹시 사랑하거나 끌리어서 떨어지지 아니함, 또는 그런 마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가까이하고, 이를 유지하려는 행동.
인생 초기에 가까운 사람에게 강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
(아동기에는 부모 각각에 대해 유대)
애착 이론은 존 볼비(John Bowlby)와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의 연구를 통해 발전했다.
볼비는 2차 대전 이후 시설이나 병원에 수용되어 부모와 장기간 분리된 아동들을 관찰한 결과
영아기 때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수립하지 못한 경우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게 될 거라는 것이며,
아기들의 애착 행동(울음, 웃음 등)은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진화된 행동이며,
이를 통해 부모와의 접근을 추구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볼비는 애착의 발달은 다음 네 가지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1) 전 애착 단계: 생후 약 2개월 동안 울음이나 미소와 같은 애착 신호를 개발한다. 이 신호는 어른의 접근을 유도하기만 한다면 누구인지 관심 두지 않고 낯선 사람에게도 애착 신호를 보이는 단계이다.
2) 차별화된 애착 단계: 생후 2개월에서 7개월 정도에 특정한 사람을 인식하기 시작하여 다른 애착을 보이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낯선 사람보다 부모와 같은 보호자를 더 선호하며 더 쉽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3) 안전 기지 애착 단계: 생후 6개월 이후부터 기어다닐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애착 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야기한다. 부모가 반응하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부모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를 안전 기지 삼아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행동한다. 낯선 이에게 부정적이 되면서 심한 낯가림이 시작된다.
4) 목표 수정된 동반자 관계 단계: 3세 이후에는 부모들의 감정이나 동기를 이해하고, 부모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애착 행동의 목표를 수정하는 능력이 생긴다. 예를 들어 바쁜 엄마를 울지 않고 기다리는 행동이 관찰된다. 이 시기의 애착 과정은 훨씬 복잡하고 쌍방적인 관계로 발전한다.
한편, 할로우의 애착 연구는 원숭이 영아의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동물학자인 할로우는 아기 원숭이를 엄마 원숭이에게서 떼어놓고 두 가지 대체 모델(철사로 만든 인형과 천으로 만든 인형)을 선택하게 했다.
(철사로 만든 인형에는 우유를 달아 놓았고, 천으로 만든 인형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연구 결과 아기 원숭이들은 철사로 만든 인형에게서 우유만 먹고, 천으로 만든 인형에 붙어 20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애 초기의 아기들은 충분한 음식 제공이 아니라 포근한 접촉으로 위안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된 애착의 효과는 젠틀한 아이로
큰아들에게 "동생 낳아줄까?"라고 물어보면 매번 “싫어요.”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둘째를 낳기로 결정하고 임신 중에 큰아들에게 뱃속에 동생이 자라고 있음을 자주 인식시켰다.
동생이 태어나고 큰아들은 마치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른 아이처럼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동생이 울면 "어머니, 아기 울어요."라고 바로 내게 알렸고,
기저귀라도 갈아줄라치면 새 기저귀며 화장지, 아기 엉덩이에 바르던 분까지 가져와 동생 옆에 진열했다.
하루는 온통 갓 태어난 아기에게 집중되어 있는 나에게 "어머니, 이때 나도 이렇게 이뻐해 주셨죠?"라고 묻는데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집중하느라 큰애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구나.' 싶어
너무 미안한 마음에 "그럼, 너를 더 사랑했지. 많이 많이 사랑해!"라며 꼬옥 안아줬다.
참고로 당시 다섯 살이던 큰애는 네 살 때 TV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서 ‘엄마, 아빠’를 ‘어머니, 아버지’라 불러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지금까지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른다. "아버지가 ,,,"라고 말하는 남편과 달리 나는 '어머니'라는 표현이 정감 없게 느껴졌고 어색했는데 다 성장한 아들에게 듣기는 한결 좋다.
산후관리를 하면서 우리 큰애와 똑같이 48개월에 동생을 본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만났다.
여자아이는 엄마가 동생 옆에만 가면 동생을 밟고 자기를 안아달라고 졸랐다.
엄마 무릎을 차지하고 앉아 배고픈 동생이 젖 달라고 아무리 울어대도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말이 전혀 안 통했다. 둘의 실랑이 끝에 동생에게 어렵게 젖을 먹이면 수유패드를 기어코 뺏는 통에 하나를 더 사야만 했다.
또 다른 남자아이는 동생의 존재를 아예 무시했다. 그 대신 자신이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을 때 엄마가 쳐다보지 않으면 던지고 떼를 쓰며 울었다. 엄마가 전화라도 받으면 통화를 아예 할 수 없을 정도로 큰소리로 고래고래 악쓰고 바닥을 구르며 전화를 끊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거의 통화가 불가능했다.
위 두 경우 엄마와 아이 모두 힘들어했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 큰애 생각이 났다.
'정말 어른스러웠구나!' 그땐 다른 아이들도 다 똑같을 거라 생각했었다.
자녀와의 관계는 낳는 순간부터 신뢰 쌓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에 대한 믿음 부족, 그로 인한 애착이 불안정하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애착은 다른 말로 믿음과 신뢰다.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바로 감지하고 원하는 데로 재빠르게 대처해 준다면 아기는 '엄마는 항상 내 곁에 있고, 나를 사랑한다.'라고 믿게 된다. 그 믿음이 동생을 낳아도 엄마에게 집착하지 않게 된다.
엄마가 동생에게 수유를 하거나 다른 사람과 전화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능력도 애착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아기가 커갈수록 점점 쉬워지는 육아는 초기 애착 형성에 달려있다.
쉬운 육아를 위해 엄마는 애착에 관해 배워야 하고 애착을 위한 실천을 하여야 한다.
아이 중학교 때 반 대표를 맡아 엄마들 모임을 주선했다. 모임 중 한 엄마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우리 아들에게 너희 반장 공부도 잘해서 재수 없지? “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우리 반장은 모두에게 똑같이 잘해주고, 반장이 공부하면 나도 공부하고 싶어져요."라고
대답하더라며 어쩜 그렇게 애를 잘 키웠냐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시 학교에서 문제 일으켜 전학해 온 그 아이는 그 후 열심히 공부해서 외고에 합격했다.
고교 기숙사에 있던 아들이 개교기념일에 집에 왔다.
그날은 때마침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퇴직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엄마랑 같이 가서 선생님 퇴직 축하해 드릴까?"라고 물었더니
"그래요? 마침 잘됐네요. 같이 가요. 어머니." 그렇게 행사에 참석해서 아들이랑 둘이 강당 뒷자리에 앉았다.
퇴직 인사를 하시던 선생님께서 제 아들을 보시고 갑자기 소개하며 단상 앞으로 나와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주문하셨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로 앞으로 불려 나가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하며 지켜보는데, 마치 준비한 사람처럼 표정과 제스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로 두 차례 기립박수를 받았다.
선생님은 자신의 퇴직 행사에 제자가 와서 멋지게 빛내줬다며 아주 기뻐하셨다.
잘 된 애착은 리더십도 강하다.
생후 1년 동안 유아와 양육자 사이의 초기 관계의 질이 애착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애착 행동은 내적 작동모델을 통해서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인생에서 맺어지는 모든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초기 애착 관계에서 엄마·아빠의 신뢰와 지지를 받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을 신뢰하는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초기 애착 형성은 부모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양육이다. 그러나 아기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된다.
1. 눈 맞추기 - 아기와 눈을 자주 맞추고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준다.
2. 말 걸기 - 이름(태명)을 자주 불러주면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게 되고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또 아기에게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알려주는 습관을 들이고, 수시로 말을 걸어 준다.
3. 안아주기 -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즉각 반응하고, 아기가 원할 때까지 안아준다.
(단, 필요 이상으로 많이 안아주지는 말아라. 아기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4. 보듬어주기 - 우는 감정을 이해해 준다. “축축했구나!”, “잠이 왔구나!”, “배고팠구나!” 등등
5. 쓰다듬어주기 - 머리를 자주 쓰다듬으며 “우리 아기 예쁘다. 우리 아기 잘 노네.”라고 말해준다.
6. 베이비 마사지(스킨십) - 아기를 만져주고 마사지를 해줌으로써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7. 제때 수유하기 - 배부른 수유는 배고픔을 채우고 엄마와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자주 먹여도 배가 항상 더부룩하여 불편함을 느끼고, 부족한 수유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어렸을 때의 애착 형성은 한 사람의 평생 삶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여러 번 언급했듯이 우리네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자식을 사랑하고 손자를 사랑하듯 엄마·아빠도 아기와 수시로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고,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쓰다듬어 주며,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면 애착은 잘 형성되리라 본다.
이렇게 아기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아기에게 최고의 선물이며, 최고의 양육법이다.
엄마·아빠와 아기가 모두 행복해지는 육아는 어른들의 손에 달렸으며, 어른들의 몫이다.
부모와의 애착이 잘 된 아이는 리더십은 물론이고 성인이 된 후에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며, 타인을 잘 보살피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사회성이 좋다.
새로운 것에 긍정적이며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쉽게 해결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좌절감을 잘 극복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억제하며 회복탄력성이 좋은 성인 된다.
리더십이 좋은 아이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존 볼비의 저서⟪애착⟫에 애착 이론의 기본 명제는
유아와 어린 아동은 엄마(또는 엄마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와 따뜻하고 밀접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하며, 그러지 못할 경우 심각하고도 되돌리기 어려운 부적응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애착이란 유아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놀란 상황에서 애착 대상과 근접성을 추구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근본적으로 개체의 생존이라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이다.
즉, 이 이론은 유아는 성인 양육자와 안정된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데, 만약 그러한 안정된 관계가 없다면 유아는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할 수 없다고 제안한다.
출처: 연암서가 출판사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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