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포츠 경기에 그야말로 문외한이다.
가끔 올림픽이나 월드컵 시즌에 한국인으로서 경기에 조금 흥미를 보였을 뿐 대단하게 룰을 안다거나 선수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그렇게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나는 더욱이 '야구'는 오히려 싫어하는 쪽이었다.
일단 성격 급한 나에게 매우 긴 경기 시간은 보기만 해도 지루했고 룰 또한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다.
내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왕왕 있어서 가끔 야구 이야기가 나올 때도 있지만 그저 흘려듣는 주제였고 친구가 무슨 팀을 응원하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하게도 야구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소위 말하는 '금사빠'인 나는 야구에도 금세 빠져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또한 지금 경기 하나하나에 웃고 우는 진정한 야구팬이 되었다.
지금의 나는 매일 야구경기를 보고 있고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야구 관련 영상이 가득하다.
아직도 내가 야구에 빠진 게 꿈같을 만큼 어이없고 웃기기까지 하다.
나는 나를 단정 지었다.
"나는 야구 안 좋아해."
"야구는 내 취향 아니야."
"내 성격상 야구랑 안 맞아"
비단 야구뿐만이 아니었다.
음식, 옷스타일... 심지어 사람까지.
나 자신은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다고 단정 지었다.
오늘 싫어했던 음식이 내일은 맛있을 수도 있고
어제 싫었던 사람이 오늘은 또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정말 재미없었던 야구가 하루아침에 좋아지듯 말이다.
지금은 자신 있게 야구가 좋다고 말하는 나는 괜히 부끄러워지기까지 했다.
나 자신조차도 나의 내일을 단정 지을 수 없듯 타인에게도 일률적인 시선으로 단정 지으면 안 된 다는 걸 깨달았다.
이 세상은 흑백논리로 살아갈 수가 없다.
사람들의 색깔은 때마다 다르고 때마다 변해간다.
오늘도 나는 야구경기를 흥미롭게 보며 또 한 번 느낀다.
삶을 살아간다는 건 단편적인 게 아닌 입체적인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