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시작하는 나의 글쓰기
2022. 8월 3년 전의 여름.
시작은 작았다. 오늘을 견디기 위해 남긴 한 줄의 기록 뿐이었다.
새벽 1시반, 우울증 환자가 되는 시간.
"아후~ 거기는 좀 가지 말라고!! 이걸 왜 만져~~
이봐, 또 쏟았잖아!! 내가 못살아 ~~"
정신없던 낮엔 느끼지 못했던 날이 서 있고 짜증이 함뿍 담긴 내 목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고작 2살, 7살 아이가 견뎌내는 내 짜증의 무게감이 너무도 크다.
수많은 육아서를 뒤지고 육아방송을 보며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결국 또 이렇다.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어쩌구들을 매일매일 그것도 매우 넘치게 하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첫 시작으로 3년전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이맘때 나는 2살, 7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나는 종종 우울증 환자가 되었다.
하루를 버텨낸 나를 칭찬해도 모자랄 순간에, 오히려 나는 잠든 아이 얼굴 앞에서 스스로를 단죄했다.
이렇게 예쁜데, 왜 하루를 이렇게 밖에 못보냈나 하는 죄책감은 새벽이면 슬금슬금 다가와 나를 집어 삼켰고 나는 그 시간이 하루를 내려놓는 시간이면서도 내가 싫어지는 시간이었다.
잠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울었던 밤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
돌아보니 왜 여름마다 브런치 도전을 했을까.
기억을 더듬었다.
22년의 여름은 뜨거운 낮과 지친 저녁 속에서,
23년 장마철엔 빗소리를 배경으로,
24년엔 지나가는 봄이 아쉬워 브런치에 글을 남겼다.
내게 글쓰기는 계절의 풍경과도 묘하게 맞물려 있었다.
해마다 나는 도전을 했었구나…
그조차도 잊고 살 정도로 스펙타클하게 일년을 보내고,
나는 늘 여름에 짜증이 치솟는 계절에 그 짜증과 죄책감을 담아 글을 쓰려고 했었구나.
안쓰러웠던 나를, 내가 스스로 안아주지 못한 날들이 떠올랐다.
올해 나를 되돌아볼 일이 많았다.
그리고 나의 기록들을 다시금 찾아보는 일도 많았다.
나는 끊임없이 도서관에서 '책쓰기' 관련 책을 빌 읽고 있었고, 끊임없이 글쓰고 싶다는 흔적을 브런치에 남겼다.
떨어져도 다시 도전했고, 결국 작은 상을 받으며 나의 기록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나의 글은 아직도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 흔적이 모여 내 삶의 서문이 되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쓰고 있다.
언젠가는 이 글들이 답을 준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으니까.
나의 노력이 멈추지 않았더니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나를 토닥여준다.
나의 글은 멈추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다.
나의 브런치 도전의 글들은 다시 읽어보니 감정의 흔적들이다.
다듬어지지 않았다.
이제 다듬어서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다른 분들도 같은 감정이 있다면 꺼내라 넌지시 말해주고 싶다.
아직 도전 중인 나지만, 그 길 위에서 이미 답을 얻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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