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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은 삶이고 나는 그 속에 살아있다

내 안에 있던 퍼즐 조각

by 열짱

'찾아 헤매던 조각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이미 내 안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내 글을 보며 울컥했다.
아마도 그간 말로 다 하지 못했던, 응축된 내 안의 감정들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나.
그도 아니면, 조금은 고단했던 내 삶의 여정이 담겨있어서 볼 때마다 울컥했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
나와 시간과 사람들과 함께 흘러온 흔적들을, 담벼락에 손을 대고 쓸어보듯 내 삶을 쓸어보았다.
지금도 나는 살아가고 있고, 쓰고 있고,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란다.
상처 위에 쓴 문장들, 그것이 나를 다시 꺼내 주었다.





나는 끊임없이 조각들을 찾아 헤맸다.
도전하기 위한 열쇠였는지도 모르고, 내게 부족한 퍼즐 조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알았다. 이미 나는 상자 안에 그 조각의 완전체를 갖고 있었음에도, 퍼즐을 맞추지 않고 있었다는 걸.
하루하루 미루며 부족한 구멍을 찾고 있었는데, 그 하루하루가 쌓여 내 상자 안 조각들이 되었다.
손에 들고 찾아다니는 핸드폰처럼, 갖고 있는 걸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글에서, 강의에서, 블로그에서, 심지어 AI와의 대화 속에서도 늘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내가 쌓아온 것, 내 안에 있던 조각들이었다.
사실은 단순했고, 감정은 이미 내 안에 있었고, 의미와 질문까지도 내 말속에 들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외면한 채, 다른 곳에서만 해답을 찾으려 했다.


조각을 찾는 건 헛수고가 아니었다.
그 덕분에 상자 속의 퍼즐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으니까.
혹시 지금도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잠시 멈춰서 들여다보자.
어쩌면 당신은 이미, 모든 퍼즐을 다 갖고 있을지 모른다.

완전함은 멀리 있지 않았다.
내가 쓴 문장이 나를 꺼냈고,

그 글이 또 다른 누군가를 울컥하게 만들고 있다.



#내글은삶이다 #울컥시리즈 #기억과조각 #퍼즐같은인생 #오늘도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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