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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Oct 29. 2024

여기, 다시 가을

       


잠들기 전 노래를 틀어달라는 아이

바이브의 “가을 타나 봐”였다.


          

이런 감성을 느낄 줄 알다니

어느새 훌쩍 커 버린 아이였다.    


      

실은 내가 정말 좋아했던 노래

피는 못 속이나 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데

가면을 쓴 외로움은 여자도 느낀다.    


      

봄이니 가을이니 그런 달콤함

더 이상 우아하지도 펼쳐지지도 않는다.       


   

변성기를 맞이하지 않은 

그러나 어른이고 싶은 아이가 노래를 부른다.      


    

나 가을 타나 봐, 니가 그리워진 이 밤

워우워우~ 예~ 오우~ 예          



자장가가 돼버린 듯한 노래

아이는 순식간에 새근새근 잠들었다.        


  

웃음이 쏟아졌다.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깜깜한 밤 유리창에는

가을을 잊고 산 여자가 있었다.



적당히 가식적이면서 쓴맛을 감추려

그렇게 차가운 세상에 흔들리고 있었다.      


    

느슨하게 묶여진 고무줄을 꽉 잡아멘다.

머리칼이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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