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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Nov 04. 2024

내 글은 반드시 읽힌다.

(상위노출을 바라는 이들에게 )

    

당신의 글은 반드시 읽힐 것이다
진심만 담겨 있다면
그것이 진실이다 


 

나는 내 글이 읽히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글은 반드시 읽힐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상황에 맞게, 필요한 이에게. 내 글은 반드시 읽힌다.      



아인슈타인의 말 대로라면, 분명 이 글 역시 신의 생각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신의 생각이 담긴 글은 반드시 읽힌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내 글이 반드시 읽힐 거라는 확신하는 이 자신감은 여기서 나온다.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 원리는 인터넷 세상에도 있다. 수많은 정보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공간에서도, 가치 있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진정성 있는 글은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 정리정돈 잘하는 어머니 >



“ 그건 찍어서 모 한다냐 ”     


“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     


“ 좋겠다. 항상 그렇게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     



어머니는 정리정돈을 아주 깔끔하게 잘하시는 분이다. 항상 그 물건이 있어야 할 제자리에 있고, 언제든 그것을 찾으려 할 때마다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번은 부엌 서랍장 한 곳에 낡은 고무장갑을 버리지 않고, 가위로 잘라서 고무줄처럼 정리해 둔 걸 보았다.     



글을 쓸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특 지나갔다. 사진을 찍는 내게, 어머니는 어째 아이디어가 매번 그렇게 떠오르냐면서 생각에 잠긴 듯 말씀을 하셨다. 당신 딸이면서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 대견하다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을 보였다.      


    

나의 생각은 신의 생각이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그의 자서전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위대한 생각을 ‘신’의 생각으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어머니한테 그 즉시 이 말을 하려다, 가만있었다. 딸을 향한 어머니의 흡족한 마음을 깨고 싶지 않아서였다.        






글쓰기에도 독립이 있다. 독립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 해방되지 않은 글은 읽히지 않는다. 아무리 잘 써도 해방되지 않은 글은 읽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하는가?     



나는 끝없이 물었다. 끝없이 생각했다. 마침내 그것이 “내가 만든 눈치방”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글을 쓸 때 눈치를 보고 있었다.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가끔 글을 쓸 때 쉬운 이해 전달 또는 문학적 표현을 위해, 은유나 예시 사례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별생각 없이 작성한 글이 '예전의 나처럼'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면 어쩌나, 주저주저한 적이 많다. 


  

‘글 쓸 때마다 이 표현은 빼야겠다’ ‘이 단어는 다시 고쳐 써야겠다’ 누군지 모를, 받을지 안 받을지도 모를 감정 따위를, 실체 없는 대상을, 미리 배려하여 매번 눈치를 보고 있었다.     



누군가의 시선이 두려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숨기고, 그저 무난한 글만을 써내려 갔다. 하지만 지금 나는 안다. 그것이 얼마나 나 자신을 가두는 일이었는지를.     



우리는 때로 스스로를 너무 옥죄어버린다. "이 글이 충분히 좋아야 해"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해" "실수하면 안 돼"... 이런 생각들이 우리의 손과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나 역시 그랬다. 한 문장을 쓰고 지우기를 수십 번, 때론 한 단어의 선택을 두고 몇 시간을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잘 써야 해"라는 강박은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가로막는 장벽이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클수록 우리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유시민 님의 말씀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의식하지 않는 순간, 눈치 보지 않는 순간, 진정한 해방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은 순간, 나는 더 이상 내 글이 읽히지 않을지도 모를 아쉬움 따윈 하지 않게 되었다. 상위 검색에 노출이 잘 되도록, 키워드 조회도 않고, 첨부하는 이미지 속성에 기교 따위도 부리지 않는다.                



"이렇게 써도 될까?"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웃지는 않을까?" 이런 염려, 이런 걱정은 하지 말자.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의 글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습관이다. SNS에서 수많은 좋아요를 받는 글들을 보며 초라해질 필요도 없다. 히트작이 되지 않는 글을 보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차라리 유명 작가들의 우아한 문체 앞에서 나의 서툰 문장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세련되지 않아도, 진심을 담은 글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나 역시 그러했다. 실수도 많았다. 하트가 적을 때 슬펐고, 때로는 맞춤법이 틀리기도 했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완벽하지 않은 글이라도, 하트가 적은 글이라도, 그것이 진짜 내 이야기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당신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당신의 진심이 담긴 글은 반드시 읽힐 것이다. 그것은 내가 경험으로 알게 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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