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3 일기
오랜만에 바다를 보았다.
어릴 적 나에게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바다는 마음에 풍요를 가져다주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바닷가를 거닐었지만 풍요로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바다는 바다였고, 걸음은 걸음일 뿐이었다. 나는 왜 바다를 보아도 기쁘지 않게 된 것일까? 바다가 가난해져서 주지 못하게 된 걸까?
밤이 되어 숙소에 돌아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상이 먼저인지 현실이 먼저인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만들어진 것은 모두 상상의 산물이다. 상상이 현실에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바다가 빈곤해진 게 아니었다. 가난해진 것은 나의 상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