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9 일기
장례식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보고 싶은 얼굴들을 떠올라 연락을 했다. 각자 바쁘게 살다가 갑작스레 듣게 된 소식이었음에도 시간을 맞추었다. 먼저 출발할 사람은 서두르고, 좀 늦게 출발할 사람은 여유를 부렸다. 누구 하나 불편한 기색은 없었다.
시간을 내어 만나기 어려운 이들이 몇 시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조사에는 어떻게든 참석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은 다른 일정을 제쳐둘 만하고 피곤을 무릅쓸만한 일이다. 그러나 만약 그 일상이 너무 무겁다면 어땠을까? 차도 없고, 돈도 없던 시절에 조사가 났다면 마음이 괴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괴로울 수 있는 일이 또 있다. 일찍이 생을 마감하는 분들의 조사에 참석할 때이다. 위로할 길이 없고 반가울 수도 없는 무게가 느껴지게 되는 일이다.
언제나 소식을 들으면 기꺼이 움직일 수 있는 마음과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황망한 죽음보다는 어느 정도 서로 반가워할 수 있는 조사였으면 한다. 그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