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 일기
언젠가부터 아저씨 같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말이었지만 이제 "그러면 아저씨가 아저씨 같지 뭐 같겠어."라며 능청을 떨고는 한다.
그러나 마음 한 편으로는 여전히 신경 쓰이는 말이다. 혼자 있을 때에도 가끔 나의 행동을 보며 스스로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늘처럼 뒷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을 발견할 때 그랬다. 성큼성큼 올라가던 길이 뒷짐을 지고 하나씩 하나씩 분명히 걸어가는 길이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뒷짐을 지고 걸어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엉덩이 근육의 움직임들이 손등에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뒷짐을 지는 이유가 힙업을 위한 가벼운 조치일 수 있겠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어른스러움에는 어떤 이유가 감추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를테면 엉덩이 근육을 키우거나 혹은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일과 같은 것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