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 일기
점심은 주로 혼자 먹는다.
매번 무얼 먹을지 고민이 된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기대가 됐었다. 오늘은 어느 집엘 가 볼지 또 어떤 새로운 집을 찾아볼지 고민하는 게 좋았다. 삼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런 기대도 줄었다.
오랜만에 부타동을 먹으러 갔다. 일본 가정식을 파는 가게인데 부타동과 에비동을 즐겨 먹는다. 부타동은 삼겹살에 매운 양념을 발라 밥 위에 얹어 나오는 음식이다. 가운데 달걀노른자를 올려주고, 양념 삼겹살과 잘 비벼서 먹어야 한다.
부타동을 시키면 늘 따라오는 말이 있다.
"그냥 드시면 짜니까, 잘 비벼서 드세요."
이 년 동안 서빙하는 직원이 세 번은 바뀌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 말은 변하지 않고 듣는 말이다. 자주 올 때도 가끔 올 때도 일관되게 들리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뿐이다.
'나를 기억해 주었나?' 평소보다 밥맛이 더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