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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Sep 15. 2022

우린 모두 꿈을 꿔요

현꿈의 글 '여드레'


     우리들의 글자국, 다섯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꿈


              현꿈


나는 꿈을 꿔요

무대 위

노래하는 가수도

TV 속

연기하는 배우도

되고 싶어요


쿨쿨

나는 자면서도 꿈을 꿔요

꿈꿈

꿈을 꿔요

무슨 꿈일까

알아맞혀 보세요


선생님께 혼나는 꿈이에요

친구와 싸워 혼났어요

수업 시간 떠들다 혼났어요

오늘도 야단맞았어요


내일은 선생님께 칭찬받는 꿈 꾸고 싶어요

아니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였으면 좋겠어요

칭찬 가득 듣는 학생이고 싶어요


오늘은 좋은 꿈 꿀래요

오늘도 좋은 꿈 꾸세요




     꿈


              현꿈


나는 꿈을 꿔요

아이들이

오늘 하루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어요


쿨쿨

나는 자면서도 꿈을 꿔요

꿈꿈

꿈을 꿔요

무슨 꿈일까

대체 무슨 꿈을 꿨을까요


아이들을 혼내는 꿈이에요

친구와 싸워 혼냈어요

수업 시간 떠들어 혼냈어요

오늘도 야단쳤어요


내일은 아이들에게 칭찬하는 꿈 꾸고 싶어요

아니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였으면 좋겠어요

칭찬 가득 해주는 선생님이고 싶어요


오늘은 좋은 꿈 꿀래요

오늘도 좋은 꿈 꾸세요




중의적 표현이 좋아

 중의적 표현이 좋다. 자칫 듣는 사람에게 읽는 사람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중의적인 표현이 가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중의적 표현은 두 가지 이상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에 의도를 가지고 활용돼 쓰이는 경우가 많다. 문학작품이나 광고 문구에서 많이들 볼 수 있다. 분명 하나의 표현인데 요리 보고 저리 보면 다른 의미가 된다. 역시 중의적 표현에는 재치와 해학이 있다.



‘꿈’으로 시를 써보자

 ‘꿈’에 대해 시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을 때 마스크 속 입꼬리가 싱긋 올라갔다. ‘꿈’이라는 단어가 동음이의어니 이 어휘적 중의성으로 더 재밌겠구나. 잠을 자는 동안에 꾸는 꿈과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의미하는 꿈. 보통 두 가지 뜻이 떠오른다. 그럼 아이들은 꿈 하면 어제 꾼 꿈부터 살면서 꿨던 꿈들, 당장 이루고 싶은 소망부터 미래 장래 희망까지 쓸 수 있는 소재가 많아 이번 주제가 꽤 흥미로울 것이라 예상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사람, 장래 희망 등의 꿈을 표현해도 좋고 자면서 꾸는 꿈을 표현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마음껏 표현해보면 된다고 하자 이번에도 다양한 시들이 탄생했다. 역시 ‘꿈’이라는 주제를 보자 어제나 오늘 꿨던 꿈에 관해 쓰는 아이도 있었고 자신이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인 장래 희망에 대해 표현한 아이도 많았다.



어떤 꿈을 쓸래?

 동음이의어를 활용하면 글이 다채로워진다. 글감을 다양하게 넓힐 수 있다. 아이들도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시를 써보면 어떨까 동음이의어의 재미를 맛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예시 시를 써보았다. 두 가지 의미의 ‘꿈’을 담기 위해 ‘쿨쿨’이라는 자는 꿈 소리와 ‘꿈꿈’이라는 원하는 것을 꿈꾸는 소리를 담았다. 하나의 시는 학생 입장에서 다른 하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써 아이의 마음과 내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칭찬하는 꿈을 꾸고 싶을 만큼 칭찬 가득해주고 싶다고 내 마음을 표현해보았다. 마지막은 ‘오늘은 좋은 꿈 꿀래요. 오늘도 좋은 꿈 꾸세요’로 마무리해 학생은 혼나지 않고 칭찬받는 꿈, 선생님은 혼내지 않고 칭찬하는 꿈을 꾸고 싶은 열망을 표현했고 이 시를 읽는 사람들이 모두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좋은 꿈을 꾸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나의 이런 의도를 곧잘 파악해 “선생님이 우리 칭찬 많이 해주시게 잘하자!” 외치는 아이도 있었다. 이런 사랑스러움 때문에 사실 우리 반을 혼낼 수가 없다.



자면서 꾼 꿈

 자면서 꾸는 꿈에 대해 표현한 아이들의 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졌다. 강아지와 함께 산에 가는 꿈에서 강아지도 헥헥 나도 헥헥대며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엄마가 깨웠다는 시였다. ‘아 정상까지 갈 수 있었는데’로 끝난 시는 왜 하필 지금 엄마가 깨웠는지 절로 아쉬움을 느끼도록 여운을 남겼다. 꼭 아쉬운 순간에 꿈에서 깨버리는 순간들이 있다. ‘아! 조금만 더 꿨으면 좋았을 텐데...! 뒤에 어떻게 됐을까?’ 좋아하는 강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마지막 순간 아쉬움을 남겨 다음 꿈을 기다리게 만드는 시였다.


밤에 무서운 걸 보면 귀신 꿈을 꿀 때도 있지만 자고 일어나면 꿈이 생각 안 날 때도 있다고 표현한 시는 웃음을 자아내는 귀여운 시였다. 꼭 꿈에서 깨 꿈을 기억하고 싶어 안간힘을 써도 기억나지 않아 답답한 꿈이 있다. 마치 약 올리듯 꿈을 꿨다는 사실만 기억나고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날이 있다. 다른 시에서도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이 떠지고 신기하고 재밌는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눈 비비고 일어나면 꿈을 꾼 건 모르겠다는 듯 하루를 시작한다고 표현한 걸 보면 이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했나 보다.


우리 반 친구들이 꿈에 나왔다는 아이도 있었다. 평소에도 아침에 오자마자 어제 우리 반 친구들이 나오는 꿈을 꿨다며 달려와 이야기하는 아이였다. 꿈속에서 우리 반이 뭘 했어? 어땠어? 물으면 선생님도 꿈에 나왔는데 우리 반 친구들이랑 놀고 즐거웠다고 이야기했었던 아이다. 활짝 웃으며 우리 반이 꿈에 나와 좋았다고 즐거웠다니 꿈이라도 나는 뿌듯하다. 다른 아이의 시에서는 꿈에서 우리 반이었는데 즐거웠고 아쉬웠다며 다음에도 같은 꿈을 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또한 내 마음속에 두고두고 간직하고 꺼내 보고 싶은 선물 같은 시였다.



이루고 싶은 꿈

 역시나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시도 많았다. 변호사가 되어 차분히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자기 모습을 시에 담은 아이, 운동을 좋아해 여군이 되고 싶다는 아이, 태권도 선수가 되어 금메달을 따는 꿈을 꾸고 매일 태권도를 다닌다는 아이,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아이, 상담 선생님이 되면 이런 기분일까 상상해본 아이까지 꿈으로 반짝이는 시를 썼다. 그러나 아직 꿈이 없다는 아이도 있었고 여러 개의 꿈 중 하나로 시를 쓰기 어렵다며 망설이는 아이도 있었다. 되고 싶은 것이 많아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지 미래를 보고 싶다는 아이까지 어떤 꿈이든 괜찮고 여러 개라면 모두 시에 써도 좋다고 하니 그제야 막힘없이 시를 써 내려가는 듯했다.


‘그래요! 꼭 지금 나의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마지막 구절을 장식한 아이가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꿈이 바뀌는 나이 11살이다. 초등학생 때 꿈이 한 개였던 사람이 있을까? 우린 모두 꿈 많은 11살이었던 적이 있다. 꿈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아이들이다. 이 시가 갈대처럼 흔들리고 또 어제오늘 꿈이 바뀌어도 괜찮은 나이임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것 같다.


‘그래요! 꼭 지금 나의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디든 내 맘대로 꿈 여행

 꿈은 정말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꿈나라라는 말이 있듯 우린 꿈속에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가보기도 하고 이 세상에 없는 곳에 갔다 오기도 한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세상이 맞다. 수많은 책, 영화의 첫 장면이 주인공의 꿈에서 시작하거나 꿈에서 끝이 난다. 주인공이 악몽에서 깨며 이야기가 시작되거나 꿈속에서 앞으로의 고난과 역경에 대한 도움을 받는다. 지금껏 실컷 달려왔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내용이 꿈이었다는 결말까지 꿈에서 시작되어 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정말 꿈속 세계는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 한계가 없는 신기하고도 신비로운 세계다.



꿈속 여행


이제 밤이에요

누워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려요

그러고 눈을 감으면 여행을 떠나게 돼요

꿈속 여행을 시작하는 거예요


여러 가지 일을 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해요

재밌게 있다 보면 여행이 끝나요


오늘도 여행을 할래요

꿈속에서 여행을 할 거예요



꿈속에서 한바탕 신나는 여행을 하고 왔나 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현실세계에서 눈 감으면 꿈속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라니 재밌지 않을 수가 없다. 시 한 구절 한 구절에 꿈속 여행을 기대하며 즐겁게 잠자리를 맞이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났다. 행복한 꿈을 꾸며 잠자리에 드는 아이의 표정이 왠지 떠오르는 시였다. 앞으로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라면 양을 세기 보단 잠을 청하기 전 오늘은 어떤 꿈을 꿀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며 잠을 기다려야겠다. 잠 오지 않는 기나긴 밤이 아니라 오늘은 또 어떤 꿈을 꿀까 기대하며 잠을 기다리는 밤이 될 것만 같다.



앞으로 꾸고 싶은 꿈

 아이들이 어떤 꿈을 꾸면 좋을까? 소망했던 일을 이루는 꿈? 맛있는 음식과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꿈? 친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는 꿈? 꿈속에서라도 아무 걱정 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꿈만 꾸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떨 땐 긴장되고 두렵고 무섭더라도 그건 다 꿈이니깐 꿈이라서 괜찮으니 두려워 말고 곧 빠져들 꿈나라를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다 꿈이니깐.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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