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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Sep 10. 2022

달 밝은 날, 추석

현꿈의 글 '엿새'

 

       우리들의 글자국,  번째




          나의 공간에 나의 글을 남깁니다.





달 밝은 날


                       현꿈


까치 까치 설날엔

까치 있고요

달달 밝은 달 추석엔

보름달 있어요


달달

거울 같은

보름달도 보고요


달디 단

말랑말랑

송편도 먹어요


동글동글

뾰족뾰족

밤도 먹고요


아삭아삭

연둣빛

대추도 먹어요


삼삼오오 가족들과

도란도란 즐겁게

이야기 나눠요


오색빛깔

한복 입고

윷을 던져요

뭐예요?

모예요!


동그라미

밝은 달 보며

흥겹게 노래 불러요


온 가족이 행복한 추석

내일도 추석이었으면

매일매일 추석이었으면




 오늘은 민족 대명절, 추석이다. 추석은 한가위라고도 불리며 한가운데를 의미한다고 한다. 음력 8월의 한가운데, 가을의 한가운데인 음력 8 15일로 이날은 아침 일찍 조상님의 차례와 성묘를 다니는 날이며 1  가장  달인 만월을 맞이하여 마음과 양식이 모두 풍요로워지는 시기라고 한다. 수확한 햅쌀로 빚은 송편을 비롯해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추석에 우린 여유와 풍성함을 느낄  있고 다음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이런 추석 하면 보름달, 송편, 차례, 윷놀이, 강강술래 등과 같이 연관되어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아이들은 추석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번째 시는 ‘추석 대한 시였다.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목요일, 추석에 대해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들로 추석에 대한 시를  예시로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시를 읽으며  밤이 뾰족뾰족해요? 선생님도 매일 추석이었으면 좋겠어요? 물었다. 처음에 밤은 어디에 싸여있지? 묻고 밤송이의 뾰족뾰족한 가시들을 생각했다고 답하며 너희들은 추석 하면 뭐가 떠올라? 추석을 앞두고 기분이 어때? 물었다. 모두 내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어 좋다고 하였다. 설레고 기대된다니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추석은 항상 기대되는 명절이었다.    손에 꼽히는  행사이자 중요한 날이었다.



 아이들이 표현한 추석은 어떨까? 아주 예쁜 달도 보고 할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산소 가서 절도 하고 친척들이랑 신나게 윷놀이도 하며 놀고 싶다고 했다. 맛있는 송편을 먹을  있어 좋다고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이모부, 고모부를 뵙고 딱지도 치고 전통놀이도 하며 즐겁게 이야기 나눈다며 빨리 내일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추석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이유가 추석에   있는 둥근  때문이라는 아이의 시에는 어두운  밝게  보름달이 예쁘게 그려져 있었다. 다른 아이의 ‘아침엔 멋진 태양이 뜨고 저녁엔 예쁜 달이 뜬다 표현도 멋졌다.



 용돈에 관한 이야기도 많았는데 용돈을 받는 것을 매우 좋아했지만 다들 돈이 생기면  돈은 엄마한테로 간다며 아쉬워했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가 보다. 아이들의 웃기지만 슬픈 고민에 나도 모르게 마스크 속에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이들에게 보름달은 어떻게 생겼어요? 보름달 하면 무엇이 떠올라요? 물으니 쟁반, 달걀노른자, 동글동글한 구슬, 거울  동그란 것들을 많이 말했다. 용돈을 받아 기쁘다는 아이들은 노란 , 초록 , 파란 돈이라며 돈을 색으로 표현했다. 추석의 마무리는  받기라며 돈을 받고 행복해진 마음으로 추석을 보낸다고 웃으며 시를 썼다. 여기저기 시에 돈이 그려진 아이들이 많았다. 역시 다들 추석 용돈에 대해 은근한 기대를 하는 듯했다.



아래 시는 꼭 보여주고 싶은 우리 반 아이의 시다.



보는 날


오늘은 추석이에요

추석에는 저 하늘에 뜬 예쁜 자수들과 달을 보고 인사해요

추석에는 돌아가신 웃어른을 뵙고 인사드리며 웃어요     

추석에는 서로를 보며 동그란 웃음과 말을 나눠요

다 같이 달과 함께 동그란 원을 만들어

춤을 춰요


난 그런 추석에서 정을 봐요

아이들은 그런 추석이 좋대요!



 추석에는 서로를 보며 동그란 웃음과 말을 나눈다 표현했다. 동그란 웃음과 말이라니... 하늘 위에  동그란 보름달처럼 모난 구석 하나 없는 동그란 웃음과 말이 예쁘게 느껴졌다.  아이의 생각처럼 동그란 웃음과 , 동그란 , 동그란 원을 만든 강강술래... 앞으로 추석하면 동그라미가 떠오를  같다. 동그라미가 만들어내는 정다움과 화목함이 계속 생각날 것만 같다.




보름달


보름달이 이번 추석에 뜰까요?

이번 추석에

보름달이 안 뜨면 어떡하죠?

보름달이 뜨면

소원 빌어야겠죠

 

보름달이 아주 동그랗게

밤하늘이

빛나겠죠

보름달이 뜨면

밤하늘 별도 볼 수 있을까요?


추석의 밤하늘을

보며 보름달과 별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만약 안개에 덮여

안 보이면 어떡하죠?

 

나는 추석에 대한 걱정이

많나 봐요

이번 추석에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보름달이 뜨면 소원도 이뤄질 수 있을까요?

나는 역시 걱정이 많나 봐요



  시는 이번 추석에 보름달이  뜨면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와닿는 시였다. 보름달이 아주 동그랗게 뜨면 밤하늘이 빛나고 밤하늘의 별도   있을까 혹시나 안개에 덮여  보이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드러났다. 이번 추석 보름달이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질  있을까 하는 고민까지 걱정과 바람이 많은  아이를 꼬옥 따뜻하게 다독여주고 싶은 시였다.



 추석날 밤이 되면 하루가 빨리 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리울 것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추석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묻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맨날 추석이면 좋겠다고 했는데 선생님도 추석이 좋다고 우리 모두 좋아하는 추석을 즐겁게  보내고 다시 만나자고 웃으며 인사했다.


 이렇게 추석을 맞아 함께 추석에 대해 시를 써보았다.  번째 시인데도 아이들이  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줄글처럼  이어 쓰고 행과 연의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도 자연스러워지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 기특했다. 비유와 운율은 아직 어렵지만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부담 없이 시를  내려가는 모습이 예뻤다.


 확실히 자신들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집중해서 곧잘 시를  보였고 재밌어했다. 아이들의 시에 가득 그려진 노랗게 빛나는 보름달을 보니 이제 추석이 시작되는구나 실감이 났다. 칠판 가득 채워진 추석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도 덩달아 설렜다. 아이들이 이만큼 기다리고 기대했던 추석을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고 오면 좋겠다.


추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풍요로움만큼 모두 풍성한 한가위가 되길 :)




아직은 글쓰기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런 글 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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