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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꿈 Sep 02. 2022

'나만의 시 짓기'

현꿈의 글 '하루'



우리 반


                            현꿈


어떤 아이들일까?

3월, 떨리는 가슴을 안고

우리 교실에서 우리 반을 기다려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함께 만났어요

이렇게 모였어요


이제 같은 반이래요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래요

‘우리’ 반이래요


우리 반은 어떤 반일까?

우당탕탕

“엇? 무슨 일이야? 안 다쳤어?”

들썩들썩

“어? 누가 울어?”

시끌벅적

“누가 싸워?”

웅성웅성

“누가 그랬어?”


하루도 조용한 날 없는

우리 반이에요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우리 반이에요


오늘도 친구에게

사과해요

오늘도 친구와

화해해요


개성 뚜렷한 우리가 모여

뚜렷한 무늬를 만들어요

어울리지 않는 듯 모여

더 멋진 그림을 만들어요


다른 것도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런대로 예쁜 우리 반

있는 대로 멋진 우리 반




 2학기부터 25명의  아이들과 ‘나만의  짓기프로젝트를 시작한다. ‘’, ‘시작 붙는 모든 것들은 ‘걱정’, ‘두려움’, ‘낯섦 동반하나 보다. 글보다는 영상이,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나의 라니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이 앞섰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안의 작은 TV 지구 반대편 사람이 만든 콘텐츠까지 손쉽게 접할  있는 시대다.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이 익숙해서일까? 범람하는 콘텐츠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서 수업 시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생각이  나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 쓰면 안돼요?”였다.  말들을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렇게 써보고 싶어요 바꿀  없을까하는 마음에 1학기 매일 아침 ‘상상 글쓰기활동을 하였다.


 아이들은 상상 글쓰기 활동을 곧잘 하였다. 주어진 질문에  식대로 답하는 산문 쓰기를 통해 자기 생각, 마음을 표현할  있었다.이로써 글쓰기와 조금은  친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이런  글이 주는 매력도 있지만 이따금 ‘ 마음이 기울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처럼 운율이 살아있는 ‘야말로 마음을 사로잡아 끌어당기는 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노래처럼 흥얼거리게 된다. 음이 붙으면 노래가  것만 같다.    되는 글자들이 서로 어우러져 뿜어내는 시너지를 느껴보면 ‘ 쓰고 싶어하지 않을  없을 텐데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시적 허용’, ‘비유 향연 속에서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며 전혀 예상치 못한 재미를 맛볼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느끼며 자유로웠으면 한다.


 듣기와 읽기는 습관을 들이면 손쉽게   있지말하기, 쓰기는  꾸준한 습관들이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만든 완성본의 창작물을 소비하는 ‘소비자 학생들이 자신만의 창작물은 만드는 ‘생산자’, ‘창작자   있을까?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 쓰기란 낯선 도전이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에 아이들과 함께 2학기를 맞아 나만의  짓기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시작했다. 이렇게 스타트를 끊었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쓰기를 자유롭게 어렵지 않게 시작해볼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이에 나는 나도 함께 시를 쓰기 시작했다. 대단한 시인이  시가 아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멀디  우러러 보이는 전문 시인이  시가 아니다.  앞에 있는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보는 우리  선생님이  시다. 선생님이 우리 반을 생각하며   시처럼 나도 우리  친구들을 생각하며 시를   써볼까?하는 마음이 들도록 나도 오늘  시를 쓴다.


  ‘ 먼저 보여주고 들려준  아이들만의 ‘세상을 마음껏 펼칠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천천히 하지만 끊임없이 아이들과 시를 써내려 가보려 한다. 쓸수록 아이들은 자신의 목소리에  기울이고  마음을   들여다볼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창작의 고통보다 창작의 기쁨을 누릴  있었으면 한다. 무언가 나만의 것을 새롭게 만든다걱정과 두려움이 설렘과 환희로 바뀌었으면 한다.


 ‘현꿈 시와 ‘우리 아이들 시가 함께 만들어지는 과정을 여기에 남기고자 한다. 아이들과 공감하고 공감받으며 응원하고 응원받으며 나만의  짓기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학생 모두가 ‘ 사랑하며 자유롭게 생각을 풀어내는 시인   있었으면 하는 작지만  바람으로



우리 반 아이들이 써 내려갈 '우리 반'에 대한 시는 어떠할지 궁금하고 설렌다 :)



쑥스럽지만 나의 첫 '시'다. 첫 '시'는 내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우리 반'이다.




-오늘도 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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