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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딸기

by 한영옥

비가 내리는 연휴가 시작되었다.
부처님이 오신 날이 토요일이라 다음주 월요일 대체공휴일이 생겨 3일 연휴가 되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경기도 광주 퇴촌에 있는 맛다냐 딸기체험 농장에 다녀왔다. 남한산성 고개를 넘어 약간은 밀리는 차들 속에 어느 순간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그래서 인지 차들이 더 밀리는 것 같아서 농장에 조금 늦을 수도 있다고 연락을 해두었다. 예전에 딸기 농장에서 딸기 따기 체험을 했기에 비오는 날 괜히 서둘러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는 40분 걸리는 거리를 한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여유롭게 나와서 예약시간을 아주 딱 맞췄다.

젊은 농부님께서 딸기 농장 안으로 소개를 시켜주시고 2인 예약했는데 서비스로 3인으로 해주셨다. 비오며 온 보람이 있어 감사한 마음 이었다. 딸기 따는 방법을 배우고 딸기 머리를 잡고 톡 따는데 쉽지 만은 않았다. 딸기가 꼭지 떼고 따지거나 줄기까지 꺽어지기도 했다. 망한 것은 입으로 쏙 들어갔다.

안으로 더 들어갈 수록 크고 예쁜 딸기들이 많았다. 딸기 꽃은 여러 번 봐서 이젠 놀랍지 않게 익숙하다.

노란 수술에 하얀 작은 꽃잎은 언제 봐도 앙증맞다.
하우스 끝까지 쭉 둘어가니 금새 딸기 팩은 다 채워지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30분의 시간이 된다. 나올 때는 팩에 더 담을 여분은 없기에 딸기 향을 맡으며 걸어나온다.

딸기가 거의 끝물인데도 농도가 달고 맛있다. 아직도 하우스 안에는 많은 딸기들이 있었는데 더 따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우스 밖에는 비가 와서 아이들 놀이터가 있는데 놀지 못하고 온실 카페에 앉아서 싸가지고 온 유부초밥 도시락과 딸기 한팩을 커피와 먹었다.

비가 와서 밖의 경치는 운치 있고 나름대로 덥지 않아서 이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아이는 비가 와도 우산 쓰고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틀 타고 와 엉덩이가 젖었다. 집에 가서 여벌옷 가져오자고. ㅠㅠ
그렇게는 못한단다. 아이야 ~~~비오는 날 놀러 나오면 여벌옷과 우비를 꼭 챙겨와야 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음 주는 방울 토마토 따러 가자고 제안해 본다. 그날은 날씨가 맑다고 하니 위안삼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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