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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샤 Feb 23. 2024

여자친구와 싸우지 않는 법

남성이 짊어져야 할 무게란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지만, 관련 고충을 겪고 있다면 조용히 그렇게 믿는 편이 낫다. 나는 남자가 여자친구와 싸우지 않는 것만큼 쉬운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초에 여자와 남자가 싸우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을 갖고 그 신념을 유지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그도 그럴게,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나는 분명히 여자애를 괴롭히는 남자애는 남자답지 못한 거라고 배웠다. 물론, 내가 넘의 나라 사정을 잘 모르기에 타국에서 나고 자란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이런 정서를 성차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느낀다면, 그냥 밥도 처먹지 말고 나가 뒤지라고 전하고 싶다.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여자랑 굳이 왜 싸워?’ 이런 담백한 사고방식이 여자친구와 싸우지 않을 수 있는 비법 중에 비법이다. 나는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기에 그렇게 연식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반 평생 이상, 꽤나 긴 시간 동안 이 비법을 묵묵히 활용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런 나도 당연히 여자친구한테 화가 나고 싸우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오빠,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오빠, 미안해.. 아니.. 근데 아까부터 표정이 왜 그래?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오빠, 여기 마라탕은 달라. 진짜 정말 맛있는 곳이야. 한 번만 먹어봐.


솔직히 여자친구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살짝 버겁다. 아무리 예쁜 그녀의 입이라도 검지와 중지에 힘을 바짝 주고 ‘팍’하며 한 대 딱 때려주고 싶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남자는 여자와 싸우는 게 아니다.’를 수없이 반복하고 되뇐다.


달랑 거리는 것을 달고 태어난 이상, 내가 사랑하는 여자랑 싸운다는 것은 애초에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라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한다.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데, 또 우리 귀하신 프로 불편러들이 이걸 보면 낫 들고일어나서 혁명하듯 개발작 스위치 눌리거나 긁힐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한다.


한 줄 요약: 여자친구랑 그렇게 싸우고 싶으면 고추를 때거나 허벅지 사이에 숨기고 안짱다리로 걸어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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