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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Mar 15. 2023

파크리트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

파크리트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에서 보는 신중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

파크리트 쥐스킨트(1949~  )는 독일 뮌헨 출신의 작가로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로 알려지기 시작해 우리에게는 30여개국 언어로 번역 소개된바 있는 그루누이’라는 주인공이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향수’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는 ‘비둘기’, ‘사랑을 생각하다’, ‘사랑의 추구와 발견’ 등이 있으며 그는 상 받는 것도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어해 인터뷰도 거절하는 등 은둔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묘를 잘 그리는 슈투트가르트 출신의 젊은 여자 화가가 있었다. 초대전시회에서 그녀의 작품에 대해 한 평론가가 말한다.


‘당신의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깊이가 부족합니다.’


그녀는 평론가의 논평을 곧 잊어버렸으나 이틀 후 바로 그 젊은 여류 화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녀의 작품 들은 첫 눈에 많은 호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애석하게도 깊이가 없다는 비평이 신문에 실린다.


평론가의 말 한마디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사람 들이 평론가의 말처럼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 같고  자신의 작품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다. 결국 그녀는 평론가가 지적한 깊이를 찾기 위해 서적을 찾고 다른 화가 들의 그림을 연구하며 화랑과 박물관까지 돌아다닌다. 점점 그녀는 술에 의지하는 상태가 되고 몸은 비대해지고 유달리 빨리 늙어가는 바람에 한 때 그림을 잘 그렸던 젊은 여인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전도 유망하고 그림을 잘 그렸던 여인은 순식간에 몰락한다.


결국 그녀는 후속 작품은 시도해보지도 못한 채 자신의 그림을 갈기 갈기 찢고 텔레비전 방송탑 위로 올라가 139미터 아래로 자살을 시도하고 즉사하고 만다. 그러나 그녀가 죽은 후 평론가는 그녀의 작품에는 삶의 깊이를 파헤치고자 하는 열정과 그 깊이에의 강요를 읽을 수 있다는 글을 쓰며 그녀를 애도한다.


한 평론가의 비평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그 평론가의 잘못도 100%는 아니다. 그렇다고 평론가를 무조건 옹호할수도 없다.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한없이 신중해야 한다. 의미 없이 내뱉은 말이 상대에게는 치명적 독이 될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 그 평론가의 평론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른 사람들

에게선 분명히 그녀의 작품에 대한 호평과 칭찬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져야 하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남들의 말에 휘둘리다 보면 자기 중심이 없어지고 스스로를 가치 없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소심한 성격의 사람은 더욱 그렇다. 우리는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기뻐하고 만족하며 자랑스러워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이 분명하다면 비판에 대해서도 잘 분별하고 판단하여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그런 정신력도 필요하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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