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모니

하늘이 푸르른 것은

by 자주

'하모니가 이루어지는 날이 올까?'


1997년 대학교 4학년이 되던 해 우연히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나는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었다.


2003년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동부에 갔고, 졸업 후 공립학교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대학원에서 공부한 지식을 잘 전달하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찼던 나에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하게 다가왔다. 순수한 눈빛으로 아무런 꾸밈없이 나에게 다가왔던 아이들에게 나는 사랑을 배웠다. 사랑 없이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몸소 하나씩 깨닫기 시작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길 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창의적인 사람으로 조금씩 발전해갔다. 귀를 기울이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배웠다. 가끔 지인들은 나의 겉모습을 보고 성격이 느긋하고 여유로울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굉장히 성격이 급하다. 이렇게 성격 급한 사람이 인내를 가장 요구하는 특수교사로 일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겠는가? 결국은 내가 다듬어지고 인간이 되어가는 소중한 단련의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도 난 매일 조금씩 다듬어져가고 있다.


우연히 밀알 선교단 워싱턴 지부로부터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특수교육 기본 강의를 해줄 수 있냐는 제의를 받았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고 어떤 내용으로 자료를 만들면 좋을지 며칠을 두고 고민했다. 특수교육은 일반 사람들에게 익숙한 주제가 아닌 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틀(Framework)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애인들과 함께 살기 위해 중요한 게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한 결과 단어 하나가 생각났다.

바로 '하모니'이다. 영어로 하면 'HARMONY'.

문제가 생겼다. 'Y'로 생각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오랜 고민 끝에 발음이 같은 'I'로 바꾸어서 'H.A.R.M.O.N.I'를 완성했다.



2011년 가을부터 내가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인 2018년까지 매 학기마다 하모니의 강의는 이어졌다. HARMONI 1부터 HARMONI 15까지 구체적이고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람들이 '장애인'과 '특수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특수교육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쉽고 재밌는 일화를 소개함으로 장애인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기를 그저 바랐다.


아직도 장애인이 낯선 이유는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단지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보이는지, 안보이는지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의 연약함이 어떻게 정의되느냐에 따라 장애라고 일컬음을 받을 수도 있다.


하모니를 꿈꾸며, 잊고 있었던 내가 오래전에 만들었던 동요가 생각났다.


1997년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집에 가는 길에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 버스 안에서 흥얼거렸던 것이 멜로디로 완성되었다. 작사는 당시 학과 교수님이 써주셨다. 음대에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의 도움으로 그럴듯한 악보도 완성할 수 있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노래 잘한다는 여학생도 섭외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노래를 완성하고 가수를 섭외하고 교회 대예배당의 녹음 장비를 이용해 동요를 녹음했다. 그 노래는 제15회 'MBC 창작 동요제'에 출품되었다.


'하늘이 푸르른 것은'의 가사가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이 노래를 소개함으로 여기서 나의 하모니를 일단락 짓기로 하겠다. 나의 하모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많은 분들이 나와 함께 하모니에 동참하길 바란다.



하늘이 푸르른 것은


1. 하늘이 푸르른 것은 활짝 핀 친구의 마음

별빛이 반짝일 때는 그 빛 전해주고파


너와 나 우리 마음 하나 되어서

별님처럼 서로 빛을 비추자


아 캄캄한 밤일지라도 우리 고운 계절


후렴)

친구야 손잡고 가자 정답게 가는 길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사랑의 하모니



2. 제비꽃 소곤거림은 듣고 싶은 친구 목소리

빗물 꽃임 적실 때 그 소리 들려주고파


너와 나 우리 손을 함께 모아서

꽃님 되어 서로 속삭여보자


아 비바람 거칠지라도 우리 고운 세상


후렴)

친구야 손잡고 가자 정답게 가는 길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사랑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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