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그런 날이지, 허무함과 위로 사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정해진 일과가 없으면 초조하던 내가
금요일이면 이상하게 마음이 느슨해진다.
예약해둔 필라테스 수업도 취소하고,
곧장 집으로 와 맥주 한 캔, 드라마 한 편.
몸은 풀어지고, 마음도 조용히 가라앉는다.
아직도 저녁이라는 기분 좋은 느낌.
한편으론, 이런 시간을 허무하게 느낄 때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런 시간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저녁이,
내 마음을 다독이는 방식이 되어준다는 걸.
오늘도 잘 버텼다고,
나 자신에게 조용히 말해주는 시간.
누구와 함께하지 않아도 좋은 저녁이 있고,
말없이 흘러가는 순간이
오히려 나를 회복시켜줄 때가 있다.
일주일 중 금요일의 퇴근길이,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솔직한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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