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NINETEEN 09

2019년의 뉴욕여행. 뉴욕에서 먹고, 보고, 경험한 19가지 이야기

by 임히엔

NEW YORK NINETEEN

2019년의 뉴욕여행. 뉴욕에서 먹고, 보고, 경험한 19가지 이야기


나이아가라폭포, 그 속으로


내가 살면서 깨달은 점이 하나 있는데 나는 제법 게으르다. 어렸을 때 친한 친구가 놀자고 부를 때 밖에 비가 온다면 절대로 나가지 않았는데, 아무리 맛있는 걸 해준다고 해도 칼같이 거절을 하는 나를 보며 친구가 독하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는 아침잠이 많다. 지금은 조금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일찍 깨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옛날에 나에게 있어 주말이라 함은 제한 없이 잠을 자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나를 유일하게 일찍 깨우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일과 여행이다. 일의 경우는 ‘먹고살려면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 슬퍼하며 일어나지만, 여행은 다르다. 나를 유일하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깨워주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빠르게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날이 있었는데, 바로 나이아가라폭포를 보러 가는 날이었다. 여행기간이 길지 않았던 우리는 당일치기로 나이아가라폭포 여행을 계획했고 오전 7시 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미리 공항까지 가는 택시를 예약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이 날 우리의 여행 일정은 버펄로 공항에 8시 30분경에 도착하여 나이아가라폭포를 경험하고, 다시 오후 6시경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야 하는 실로 빡빡한 일정이었다.


아침 먹을 시간도 없었던 우리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했다. 간단한 샐러드바 느낌으로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담아 결제하고 먹는 방식이었는데, 뭐가 뭔지 제대로 확인하고 자시고 할 정신이 없어서 그냥 내가 알만한 음식들, 그냥 끌리는 음식들을 종이 박스에 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식사를 한 시간이 대략 새벽 6 시대... 평소에도 아침을 안 먹는 내게 이 시간대에 아침식사란 정말 몇 년에 한 번 있을법한 이야기이다. 그랬기 때문에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어떤 맛일지 모르겠으면, 뭔지 모르겠으면 그냥 먹어보자'하는 마음으로 담은 거였는데, 그 모습을 본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확실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시도를 하는 내가 놀랍다는?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이런 뉘앙스의 말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어쩌지...?) 사실 그냥 생각이 없는 거였는데.... 이런 생각 없음은 여행 때 꽤나 괜찮은 마인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겁이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기에..


20191001_060513.jpg 공항에서의 아침식사


20191001_090441.jpg 드디어 도착한, 나이아가라폭포 공원!

아무튼 짧은 비행을 마치고, 또다시 차를 타고 달려 드디어 Niagara Falls State Park에 도착하였다. 안으로 들어가 배를 타는 곳으로 가기 전에 공원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와! 폭포에서 나오는 수증기인지 안개인지 모를 것이 눈앞을 가리고 그 옆쪽으로는 예쁜 무지개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내내 떠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살면서 이렇게 가까이에서 진한 무지개를 오랫동안 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아직까지는 이때가 마지막이다. 무지개 옆쪽으로는 폭포로 향하는 강렬한 물줄기가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와- 엄청나다! 생각보다 더 거세고 활기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보니 살짝 무서워진다.

사실 나는 물을 막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조금 무서워할지도... 그래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았을 때도 가장 무서웠던 행성이 바로 물의 행성이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있는 강력함. 그냥 여차하는 사이에 꿀꺽 집어삼켜버리는 잔인함을 가지고 있는 물. 잠깐이지만 폭포로 돌진하는 파란 물줄기를 보니 자연의 무서움이 잠시나마 느껴졌다. 그리고 시선을 옮겨 아래를 내려다보면 폭포 쪽으로 향하는 배가 눈에 띈다. 저 배가 이제 곧 우리가 탈 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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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에서가 아니고 캐나다로 넘어가 캐나다 방향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그래서 캐나다 쪽으로 넘어가기 위한 입국심사를 받고 Entry To Canada라고 적혀있는 표지판 아래의 회전문을 통과했다. 혹시라도 깐깐한 직원을 만나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잠시, 아무 문제 없이 우리는 캐나다로 향하는 다리에 발을 디뎠다. 강을 건너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캐나다 방향으로 뻗은 다리의 거리는 꽤 길었다. 하지만 날도 너무 좋고 나이아가라폭포가 눈앞이고. 이렇게 걷는 것도 너무 신났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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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로 향하는 배를 타기 전에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간식거리를 먹고 주변을 슬렁슬렁 구경하였다. (스벅인데 커피는 마시지 않고 다른 것들만 먹은 우리) 그리고 드디어 티켓을 사고 폭포로의 한 발을 내디뎠다! 미국 쪽에서 타게 되면 파란색 우비, 캐나다 쪽에서 타면 붉은색 우비를 입었는데, 우리는 캐나다 쪽에서 탔기에 붉은색 우비를 입고 배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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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이번 여행 중 거의 유일하게 선글라스를 가지고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보트가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배에는 우리와 함께 '빨간 망토 차차'가 되어 폭포 안으로 들어가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배 안의 군중들 속에서 어디에 있는 것이 좋을까 친구와 의논하며 본격적으로 폭포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좋은 자리를 잡자아아아아~’ 하고 있었는데, 마음의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배가 폭포 안으로 본격 진입했다. 그리고 나는 핸드폰을 꼭 쥐고 사진으로 그 순간을 담아보려 노력하였다. 그렇지만… 역시나 우주의 먼지인 내가 대자연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렇게 겨우 한 컷 찍은 사진은 폭포의 일부가 나오기는 했지만 당황한 나의 손길이 많이 느껴지는 사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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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Web page: https://www.niagarafallsstatepark.com/

Address: 332 Prospect St, Niagara Falls, NY 14303

Map: Niagara Falls Stat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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