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뉴욕여행. 뉴욕에서 먹고, 보고, 경험한 19가지 이야기
I believe I can Fly?
대자연의 위엄을 느낀 이후 돌아와 주변을 산책하기 시작한 나와 친구의 눈에 띈 것은 짚라인이었다. 나는 이전부터 짚라인을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여기에 짚라인이 있다니! 엄청난 나이아가라폭포 옆으로 내려가는 짚라인, 이곳에서 탈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은 예쁜 파란 하늘에 짚라인 타기 딱 좋은 날씨가 아니던가. 그렇게 우리는 마음을 결정하고 짚라인 타는 곳으로 향했다. 전혀 계획된 액티비티가 아니었기에 이 금액이 비싼 것인지 적당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언제 또 여기 와서 짚라인을 타볼 수 있겠나 싶은 마음에 결제를 하고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두근두근. 짚라인 타는 곳의 문이 열리고 눈앞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나타났다. 파란색 안전모를 타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각자 장치에 앉았는데 치마를 입었던 나는 살짝 신경이 쓰였지만 그래도 타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내려가기 전에 카메라를 보고 손 한 번 흔들라고 해서 나름 웃으며 흔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굉장히 어색한 표정으로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던 나 자신…. 그렇게 안녕~ 인사와 함께 폭포 옆으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내 몸이 미끄러져 나갔다. 왼쪽에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자리 잡고 있고 오른쪽에는 초록빛의 공원이 펼쳐져 있고, 머리 위에는 파란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는 광경 속에서 두 팔을 활짝 펼치고 내려갔…어야 했는데… 소심하게도 나는 안전을 위해(?) 한쪽 손은 기어이 놓지 않고 뒤늦게 한 팔만 살짝 펼치고 주르륵 내려가고 있었다. 게다가 다리는 흔히 이야기하는 쩍벌…. 흑흑(과거의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다) 그리고 눈 깜짝할 만큼 빠르게 도착지점에 도착한 나. 생각보다 짚라인 타는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신나고 재밌는 비행이었다.
즐겁게 비행을 마친 후 나와 친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구매하는 지점에서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구매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게 항상 타기 전에는 이러한 기념사진이나 비디오를 사지 않기로 생각을 했더라도 결국에는 구매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핀란드에 산타 할아버지를 보러 갔을 때도 구매하지 않겠다고 처음에는 생각했었는데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곳이니...' 하며 결국에는 사진과 비디오를 구매하게 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흠.. 나같은 사람 때문에 장사가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급 들었다.) 나중에 영상을 살펴보니 짚라인 타는 곳에서부터 도착지점까지 다양한 각도로 영상이 잘 편집되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편집되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쩍벌도 영원히 박제… 흑흑
짚라인 비행을 마치고 난 후에는 작은 카트 같은 차를 타고 원래의 지점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폭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는데, 우리를 태우고 폭포 속으로 들어갔던 배가 다시금 폭포로 향하고 있었다. 붉은 비옷으로 물든 배를 보며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이었는데도 내가 아까 저기에 있었지…. 하고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한 일주일 전에 저 배를 탔던 사람처럼. 이렇게 짚라인까지 알차게 하루를 보내고 폭포 옆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 비행기 시간을 생각해서 다시 미국국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전에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걸어 이번에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 또 언제 여기를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유쾌한 농담을 하는 출입국 직원분과의 빠르고 간단한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했다. 나이아가라폭포공원을 떠나기 전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 공항까지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게 될 것 같아 차 안에서 살짝 발을 동동거렸지만 무사히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이제 비행기만 출발하면 되는데 시간이 지나도 비행기가 출발하지 않았고, 왜 출발하지 않는 거지? 하고 궁금하던 차에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비행기는 만석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나와 친구는 서로 떨어진 자리에 어쩔 수 없이 자리하게 되었는데 내 옆에 앉아있던 한 외국인 아저씨가 늦어지는 이륙에 계속해서 험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 날 비행기 안이 매우 더웠는데, 이 아저씨는 쟈켓까지 입고 있어서 더욱 더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에어컨도 나 몰래 본인 쪽으로 가게끔 해놓다니!!! 그 이후에도 얼마나 컴플레인을 했던지 이 아저씨 때문에 결국 사람들에게 물을 가져다주기 시작했지만 이 분의 분노는 그칠 줄 몰랐다. 물론 나를 향해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주변 사람들에게 들릴만한 목소리였고, 옆에 있던 나는 떨어져 있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결국 그 아저씨의 험한 말을 함께 듣고 있던 주변의 다른 남자 승객 한 분이 여기 아이도 있는데 그만하라고 고맙게도 자제를 시켜 주었다. 그 이후 그 외국인 아저씨의 볼륨은 조금 잦아들었지만 옆에 있던 나한테 정도만 들릴 정도로 이륙 전까지 소심한 투덜거림은 계속되었고, 나는 비행시간동안 괜찮을지 잠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별다른 문제없이 뉴욕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때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이제 자연스럽고 익숙해졌는데 어느덧 뉴욕여행의 반이 지났다.